드디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칼을 빼들었다. 한없이 망설이던 김 지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결정을 위한 선거전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사실 김 지사의 대권도전은 시기가 문제였지 새로울 게 없다. 그 동안 김 지사의 정치적 발언과 행적은 늘 대권을 향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도지사 재임에 성공한 김 지사는 벌써 6년이나 경기도를 기반으로 대권 의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김 지사의 대권가도가 그리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김 지사의 측근중 측근인 차명진 의원은 김 지사의 대선출마 소식을 전하며 “돈, 조직, 지지율 없습니다. 똘마니 몇 명과 열정뿐”이라고 고백했다. 하여튼 김 지사의 출마로 총선이후 곧바로 대권경쟁이 가열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시점에서 경기도민들은 그의 출마보다는 도지사직 사퇴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 김 지사는 대권도전을 선언하면서 지사직에 대해서는 심사숙고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당헌과 당규는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권경선에 참여하는 것을 열어놓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권경선에 나서는 김 지사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무엇보다 경기도민을 위해서는 사퇴가 빠를수록 좋아 보인다. 혹자는 김 지사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경기도지사직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약속과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부담을 이유로 김 지사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치인의 약속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도 없거니와 경기도의 인구와 지형상 많은 비용이 투입될 보궐선거도 이 시점에서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김 지사의 마음이다. 더욱 솔직한 표현은 그의 대권욕이 문제다. 김 지사는 이미 경기도정에서 마음이 떠나 있었음을 측근들도 부인하지 못한다. 지사직에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전국을 누비며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고 그가 추진한 행정과 홍보는 늘 중앙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번째 임기부터는 더욱 노골화된 대권가도로 인해 “도지사가 경기도정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왔다”는게 지근거리에서 바라본 공무원들의 이야기다.
다행인 것은 현재 경기도 행정·경제부지사 모두가 중앙정부와 소통이 가능하고 조직내 신망이 두터워 보궐선거까지 조직을 끌어가는데 문제가 없어보인다. 따라서 마음이 떠난 도백의 자리지키기 보다는 행정전문가들의 과도기 관리통해 경기도의 미래를 열어갈 새로운 도지사를 선출하는 것이 경기도나 도민을 위한 길이다.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 이에게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