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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고생 스트레스로 청춘 날린다

지난달 29일 대구 달서구 이곡동 건물에서 고교 2학년생 김모(17) 양이 투신해 숨졌다. 독서실에 있던 김 양의 공책에는 ‘나는 죽는다. 집에 가면 자세한 유서가 있다’는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집에서 발견된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에는 ‘나의 자살을 학교폭력과 연관짓지 말아 달라. 리스트컷 증후군(손목을 통해 자살 시도)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있었다. 대구에서는 지난해 12월 급우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투신한 중학교 2학년생의 자살 이후 9명의 학생이 투신해 7명이 숨졌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같은 자살이 유행병처럼 번질수도 있다는 것이다.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입시 지옥’에서 허덕이는 중고생들의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중고생이 느끼는 스트레스 인지율이 19세 이상 성인보다 높다. 서울의 중고생 가운데 무려 43.4%가 평상시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여학생(50.3%)이 남학생(37.2%)보다 높았다. 19세 이상 성인의 스트레스 인지율 30.6%와 비교해 보면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최근 1년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34.4%에 달했다고 한다.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꿈을 키워나가야 할 시기에 온갖 질병의 원인인 스트레스에 짓눌려 생활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더욱이 입시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마땅한 탈출구도 없다. 남학생은 스트레스 해소를 게임에 의존한다는 응답이 47.7%로 1위였고, 여학생은 영화·예능프로 등 시청이 42.5%로 가장 많았다. 또 중고생들의 평일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2시간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국립수면재단에서 권고하는 10∼17세 청소년의 8.5∼9.25시간 보다 2시간 정도나 부족하다.

중고생들의 스트레스가 성인보다 높다는 사실을 그냥 통계치로 확인하는 선에서 지나쳐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중고생들이 잘못된 입시제도에서 건강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계처럼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삶에서 무슨 즐거움이 있을 수 있겠는가. 우리의 학생들은 스트레스가 한계치를 넘어서도 제대로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교육당국은 과도한 입시경쟁 교육과 학벌 사회에서 벗어나도록 하루 빨리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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