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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서천호 청장, 물러날 때 아니다

치안의 최일선 조직인 경찰이 흔들리고 있다. 수원에서 일어난 오원춘의 엽기적인 살인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현오 경찰청장이 눈물을 흩뿌리며 물러났다. 또 ‘차기 경찰청장 0순위’로 꼽히던 이강덕 서울청장은 다음기회를 다짐하며 해양경찰청장으로 자리를 옮겨 수도 서울의 치안총수 자리가 비어있다. 여기에 서울청장과 함께 수도권 치안의 양대축인 서천호 경기청장 마저 수원사건에 공동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어서 어순선한 분위기가 가시지 않는다.

따라서 2일 신임 김기용 청장이 취임했지만 경찰내부가 아직 안정을 찾지 못하고 요동치고 있다. 특히 전임 이철규 청장이 부임 3개월여 만에 불미스러운 일로 낙마한 경기경찰청의 경우 취임 2개월에 불과한 서천호 청장의 사퇴표명에 사기가 엉망이다. 그동안 오원춘 사건의 중대성과 국민적 공분으로 인해 경찰청장, 경기경찰청장 그리고 수사를 맡았던 실무책임자들의 연대책임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경찰의 존재근거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공공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있는 만큼 이를 부실하게 처리해 국민의 안전을 해친 경찰의 책임은 당연하다. 특히 경찰조직을 지휘하는 수뇌부의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책임을 지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 조현오 전 청장과 같이 직(職)을 버려 사죄하는 방법과 불행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일로써 책임지는 방법이 있다.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다시는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일을 하는 사람도 필요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서천호 경기경찰청장의 사퇴는 때가 아니다. 오원춘 사건이 서 청장의 부임한 직후 발생했다는 말로 감싸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서 청장은 경찰대 1기로 경찰조직에 입문해 경기도와 서울, 호남과 영남을 가리지 않고 일선 치안을 맡아온 귀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경찰총수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수사 실무자들이 부실을 이유로 징계 받은 이때 서 청장의 사퇴만이 책임지는 방법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서 청장의 능력과 경륜을 바탕으로 국민이 납득할 확실한 치안시스템을 마련한 후 물러나는 것이 오히려 제대로 된 책임일 것이다. 또 신임 김기용 경찰청장이 일선에서 수사와 형사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전무한 만큼 근거리에서 이를 보좌해야 할 책임도 있다. 서 청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공부하고, 경험을 쌓으며 경기경찰청장의 자리에 올랐다. 이제는 물러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밥값은 하고 물러나야 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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