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레이스에 돌입한 새누리당은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광주에서, 민주통합당은 ‘친노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부산에서 각각 합동연설회를 갖는 등 ‘적진 공략’의 승부를 겨루며 표심잡기에 주력했다.
새누리당은 26일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전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비박 주자들이 사당화 문제를 거론하며 ‘박근혜 대세론 잠재우기’에 나선 반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네거티브에 대응하지 않으며 정책 제안에 주력했다.
‘호남의 사위’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문수 지사는 “당에 입당한지 19년 만에 이렇게 불통과 독선에 숨이 막힐 지경이 된 적은 없었다”며 “대통령이 되면 불통령·먹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4·11총선의 호남 무공천을 문제삼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새누리당의 사당화가 없었다면 절반에 가까운 곳이 공천을 못받는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5·16 쿠데타에 대한 역사인식과 대기업을 처벌해 국민의 마음을 잡으려는 역사파괴적 발상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의원은 “박근혜 대세론이 안철수의 책 한권으로 흔들렸고, TV출연 한번으로 뒤집어졌다”면서 “대세론이 얼마나 허망하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비박 주자들의 거센 견제에도 불구하고 ‘겁나게 반갑습니다’라는 전라도 사투리로 인사를 시작한 뒤 “김대중 대통령께서 살아생전 저에게 ‘국민 화합의 최적임자’라고 말씀해주신 것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산업화와 민주화의 매듭을 풀고, 영남과 호남의 매듭을 풀어 국민대통합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부산 백스코에서 당원과 시민 2,000여 명이 폭염 속에서도 운집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경선 합동연설회에서는 전날 광주에 이어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집중 견제가 이어져 참여정부의 과오를 상기시키며 ‘문재인 필패론’을 꺼내들고 협공이 펼쳐졌다.
손학규 후보는 “5년 전 530만 표라는 역대 최고의 패배를 되갚아주어야 한다”며 “민생실패, 대선실패, 총선패배까지 민주세력 3패를 불러온 무능과 무반성의 ‘3패세력’으로는 결단코 승리할 수 없다”며 문재인 필패론을 제기했다.
김두관 후보는 한술 더 나아가 “문재인 후보로는 이길 수 없다. 패인을 모르는 패장이기 때문이다”라며 “현재 지지율 1등이지만 안철수의 등장으로 지지율이 10%로 내려 앉았다. 이제 후보를 바꿔야 한다, 이변이 없으면 감동도 없다”고 선수 교체론을 주장했다.
이에 맞서 문재인 후보는 “당 밖의 주자들은 월드컵에 먼저 가 있는데, 우리 당 대표 주자는 국내 선발전에서 무례한 플레이, 거친 태클에 부상당할 지경”이라며 “이래선 안 된다. 전 그렇게 안 하겠다. 민주정부 10년, 우리 긍지를 깎아내리지 않겠다”고 다른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세를 깎아내렸다.
무선 마이크를 사용해 대중들에게 다가가 연설을 한 김영환 후보는 “정치문화를 바꾸고, 연설의 형식을 바꿔야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