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화성 송산농협이 송산포도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개인정보가 인쇄된 포장박스를 임의로 과일도매상에 판매해 농민들의 피해가 잇따르는 등 말썽을 빚고 가운데 도매상에게 판매한 대부분의 포장박스가 농민들이 송산농협에 주문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14일 송산농협과 송산포도 재배 농민들에 따르면 송산농협은 지난해 농민들에게 100만여개의 포장박스를 주문받아 공급한 뒤 남은 재고물량 1천900여개 중 400개를 도매상에게 임의로 판매했다.
자신들의 명의가 찍힌 포장박스가 송산농협에 의해 판매되는 지조차 몰랐던 농민들은 포도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됐지만, 송산농협은 문제 해결은 커녕 또 한번 농민들을 기만했다.
농민들이 사용하고 남은 재고라던 송산농협의 당초 해명과 달리 문제의 포장박스들은 처음부터 농민들이 주문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확인 결과 송산농협은 농민들의 주문에 따라 일반과 친환경으로 구분해 5㎏, 3㎏, 2㎏ 용량의 포장박스를 제작해 공급중이지만 피해를 본 농민들은 문제의 포장박스를 아예 주문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송산농협이 농민들의 권익 보호는 커녕 포도농민들의 이름을 도용해 포도박스 장사를 해왔던 모자라 문제해결은 커녕 연이은 거짓말로 농민들을 속이기에만 급급한게 아니냐는 비난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농민 A씨는 “주문하지도 않은 포장박스가 배달돼 반품시켰는데 송산농협에서 이렇게 써먹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송산농협이 거짓말도 모자라 농민의 개인정보를 멋대로 훔쳐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홍사덕 송산농협 조합장은 “그런 사실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 송산농협이 피해농민에게 소홀히 대응해 피해가 커진 것 같다”며 “이번 사태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피해를 막고 두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