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들로부터 험한 말을 들을 때마다 몰래 눈물을 훔치고 왜 지원했는지 후회도 했지만 피해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면 보람을 느낍니다.”
새벽시간대 만취한 음주운전자와의 실랑이가 일상적인 풍경인 군포경찰서 교통사고 조사계 사무실에는 ‘똑순이’ 교통조사관 김영진(27·여·사진) 순경이 근무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교통사고 조사계는 여러 분야를 두루 거친 경력 있는 직원이 지원하는 부서로 알려져 있으나 지구대 2년차 경력이 전부인 김 순경이 겁도 없이 의욕만으로 교통사고 조사계에 지원, 동료 직원들의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중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사고 조사차량을 손수 운전해 출동한지 1년 만에 김 순경은 이미 군포에서는 유명인사가 됐다.
김 순경은 그 동안 인적·물적피해 교통사고 260여건을 처리하고, 음주운전 110건 등 총 370여건에 음주운전과 사고 처리를 거뜬이 처리해 낸 ‘똑순이’ 교통사고 조사관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외제차와 경차간 접촉사고가 발생했을 때, 외제차 운전자의 강압적인 태도 때문에 잘못이 없는 경차 운전자가 당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하자 김 순경은 피해자인 경차 운전자에게 유리한 CCTV 자료를 확보해 사건을 해결하기도 했다.
김 순경은 지난 분기에 경기경찰청에서 시행한 ‘도내 BEST 교통조사관’에 여성으로는 최초로 뽑히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신기태 군포경찰서장은 표창장을 수여하며 “여경으로서 남자 경찰관으로서도 하기 힘든 장한 일을 해냈다”며 “우리 경찰서에 보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진 순경은 교통조사계에서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던 중 무전으로 교통사고 신고를 접하자, 곧바로 카메라를 둘러메고 운전하기도 힘든 교통사고 조사차량을 운전해 사고 현장으로 긴급출동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