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건강 어떻게 관리하나
가정에서 수돗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시설이다.그러나 늘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 기능을 하기 때문에 자칫 그 중요성을 모르고 지나치기가 쉬운 듯 하다. 집안에 수도꼭지가 없다고 가정해본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다른 곳에서 열심히 물을 길어 설거지를 하고 쌀을 씻고 물을 끓이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욕조 한가득 물을 채워놓고 그걸로 아껴가면서 세수를 하고 샤워를 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인체의 한 기관인 코도 수도꼭지와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코는 우리 몸에 필수적인 산소를 외부에서 받아들이는 최전방의 기관이다. 그리고 각종 유해한 물질들을 1차적으로 걸러주는 기능을 한다.
코 안의 점막이 바로 이런 기능을 담당한다.
콧물은 늘 일정하게 분비되는 물질이다. 점막을 언제나 촉촉하게 유지해주기도 하고 먼지가 많이 쌓였을 때에는 이를 씻어내고 폐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배출시키거나 삼키게 해 주는 작용을 한다.
먼지가 많은 곳에 가면 재채기가 나거나 콧물이 늘어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코에 문제가 생겨서 공기가 통하지 않거나 콧물이 너무 많이 나오거나 염증성의 진한 콧물이 흐른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집안의 수도꼭지가 고장이 난 경우를 생각해보자. 필요 할때 적당히 수도를 틀어서 물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단수가 되었다거나 아니면 잠금장치에 말썽이 생겨서 잠기지가 않고 온 집안을 물바다로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수도관이 노후되서 녹물이 매일 줄줄 배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가 장기간 지속될 시에는 결국 가족들의 기본적인 건강마저 해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그렇다면 당연히 수리공을 불러서 수리를 해야 마땅 할것이다. 코가 고장이 나서 코로 숨을 쉴 수 없는 경우라면 어떠할까?
그 정도로는 사람이 당장 어떻게 되지는 않는다. 호흡이야 코 대신 입으로 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러나 코가 가진 정화 기능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우리의 폐나 기관지는 외부의 유해물질로부터 무방비상태가 된다. 그리고 줄줄 콧물이 흐르게 되면 일상적인 생활에도 많은 지장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보통 콧물이 멎는 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방책에 지나지 않는다. 수도꼭지와 수도배관을 잘 살펴서 보다 근본적으로 수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다. 수도가 안 잠긴다고 무작정 수도꼭지 입구에 솜을 틀어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부실한 코가 수리되고 튼튼해지려면 일단 우리 몸의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좋아져야 한다. 코 안의 점막은 내 몸의 컨디션에 따라 늘 변화하는 기관이다. 몸이 피로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으면 물이 마르듯이 건조해지기도 하고, 몸이 냉해지고 차가와지면 코속도 얼어붙듯이 차가와지고 부어오르기도 한다. 몸이 외부 환경에 적응을 못하고 민감해지면 작은 변화를 감당하지 못하고 발작적으로 심한 재채기나 콧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래서 꾸준히 운동을 해서 내 몸의 면역력을 올려주는 것이 코의 건강을 좌우하는 핵심이다. 주위에 보면, 다른 치료법이나 약을 쓰지 않고도 운동만으로 코가 좋아졌다는 분들도 꽤 있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야행성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거나 밤낮이 바뀐 일을 하는 사람도 비염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현대의 생활이 주로 실내생활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내가 하루 일과를 어디에서 보내고 있는지 가만히 생각해보자. 요즘같이 추워지는 계절에는 더우기 환기도 잘 안되는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하루의 대부분이리라. 하루 종일 학교나 학원에 갇혀있는 아이들이나, 사무실에서 하루를 소비하는 직장인들이 한번씩은 야외활동으로 지친 심신을 풀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의 코도 가끔은 바람을 쐬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수도 수리공은 전화로 쉽게 부를 수 있지만, 내 코의 수리공은 전화번호부에는 없다. 그건 바로 내 자신 안에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볼일이다.
<도움말 = 이정균 숨쉬는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