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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마음의 상처

춘추전국시대 6대국에 들지 못하는 중산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다.

어느 날 왕이 신하들을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는데 양고기 국물이 떨어졌다.

일이 꼬이려니 다른 사람들은 자기 몫을 차지했는데 유독 ‘사마자기’만 없었다. 그런데도 왕을 비롯한 모든 신하가 웃고 즐기는 것이 아닌가. 사마자기는 중산국을 떠나 초나라로 귀순했다.

사마자기는 초나라 왕을 움직여 중산국 정벌에 나섰다. 강대국 초나라의 공격에 중산국은 완패하고 왕은 도망했다.

원한에 사무친 사마자기의 추적에 죽음을 코앞에 두었던 중산국 왕은 알지 못하는 두 남자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 그 연유를 물었다.

두 남자는 “저의 부친이 굶어죽게 됐을 때 왕께서 지나가시다가 찬밥 한 덩어리를 던져주셔서 살아나셨습니다. 부친은 왕께 무슨 일이 생기면 죽음으로 보답하라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라고 답했다.

왕은 이에 “다른 사람에게 베푼다는 것은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원한을 사는 것은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데 있었구나” 하고 탄식했다.

여기서 유래된 고사가 “‘與不期衆少(여불기중소), 其於當厄(기어당액). 怨不期深淺(원불기심천), 其於傷心(기어상심).’ 베푸는 것은 많고 적음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 어려움을 당함에 달렸고, 원한은 깊고 얕음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 상처 난 마음에 달렸다. -전국책<새기고 싶은 명문장 中, 박수영·송원찬 저>”는 것이다.

계사년 새해가 밝자 모두가 새로운 결심을 실천 중이다. 그 가운데 건강과 관련된 작심을 빼면 누구나 원만한 대인관계 혹은 친밀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는 게 가장 큰 소망이다.

강력한 인적관계 구성이 1년 혹은 인생의 성패를 좌우함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가 본인의 입장에서 “이 정도면 됐지”라고 판단하는 것이다.본인의 실수에 대해 “이 정도면 됐지”, “말 안 해도 이해하겠지”라는 작은 이기심이 결정적인 실패로 이어지는 것은 일이 모두 끝난 후에야 알게 된다.

왕이 국 한 그릇 때문에 쫓겨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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