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에서 화재 진압 중 소방관 2명이 순직한데 이어 안산의 한 119안전센터장이 밤샘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9시55분쯤 안산시 상록구 모 119안전센터장 정모(56) 소방경(일반직 6급) 집에서 정씨가 안방 화장실에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부인(56)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정 소방경은 전날부터 당일 오전 9시까지 당직 근무를 선 뒤 퇴근해 지인과 식사를 하고 귀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평소 건강했다”는 유족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살이나 타살 혐의점은 없다. 뇌혈관 등 질환으로 인한 돌연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철민 안산시장은 빈소인 고려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이틀 전 안전센터를 방문해 소방관들의 생활에 대해 정 소방경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우동인 안산소방서장도 “화재현장을 주로 다니는 직원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며 “현재 안산서에서만 대장암 투병자와 전신마비 희귀병자 등 2명이 위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재현장에서 겪는 신체적인 혹사와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고통으로 소방관들의 평균 수명이 ‘50대 중반’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애통해 했다.
1980년 10월 소방사로 입문한 정 소방경은 재직기간 30여년 대부분을 화재진압 현장에서 근무해 온 베테랑 소방관이다.
화재 진압현장에서의 유공을 인정받아 2010년에는 소방방재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