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동해를 조선해로 표기한 일본 에도막부 시대의 세계지도인 고지도 ‘신정만국전도(新訂萬國全圖)’ 원본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지도자료 2천여점을 기증받았다.
도는 지난 15일 도청 상활실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김혜정 경희대 혜정박물관장, 김경표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엄기영 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지도 기증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도와 혜정박물관장은 기증품을 문화유산 자원으로 공유하고, 활용·확산하기 위한 인적·물적 교류 및 협력을 비롯해 기증 자료를 활용한 전시와 교육 지원 등에 상호 협력키로 했다.
이날 도가 기증받은 자료는 서양고지도 503점, 한국지방지도 802점, 천문도 58점, 관광안내도 등 329점, 일본황실자료 373점, 근대회화류 등 총 2천158점이다.
특히 눈에 띄는 자료는 1810년 일본에서 제작된 세계지도인 신정만국전도 지도원본이다.
신정만국전도는 에도막부의 천문담당관리이던 다카하시 가게야스(高橋景保)를 중심으로 막부의 명을 받아 제작된 지도로 서양에서 판각된 지도와 제작 당시의 북극과 남극탐험과 세계해도 등 최신의 지리정보를 도입해 작성된 최고 수준의 지도다.
이 지도에서 우리나라는 반도형태에 조선으로 표기돼 있고, 도별 명칭과 도시의 이름이 나타나있다.
이밖에 18세기 초 제작된 고대 로마시 지도, 12~14세기 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측되는 아즈텍의 가죽지도, 1700년경 독일에서 제작된 프로렌스 지도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고지도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도는 자료를 용인에 있는 경기도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하며, 특별전시회 등을 수시로 열어 도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 자료는 문화재 지정신청도 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김 관장이 수십년 간 수집한 귀한 지도 자료를 기증해줬다”며 “기증 자료의 가치를 국내외로 확산시키고 이를 통해 도 문화예술의 잠재력과 품격을 높이는데 상호 협력하고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혜정 관장은 지난 2005년 이후 고지도 전문박물관인 경희대 혜정박물관장의 관직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30여년 간 서양고지도와 한국 고지도를 수집하는 등 방대한 수량의 고지도 소장자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