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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유시민과 싸가지

야권 단일후보로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어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납니다”라는 귀거래사를 남겼다.

유시민은 정치생활 10년 동안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소수지만 응집력이 강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제도권에서 사회개혁을 꿈꿨다. 유시민은 ‘튀는 정치인’이었다. 반(反) 권위주의적인 이미지 구현을 위해 국회 의원선서에 ‘노타이, 평상복’ 차림으로 나타나 곤욕을 치른 그였다.

학생운동과 독일유학을 통해 다져진 개혁의지는 거의 혁명에 가까웠지만 이를 현실정치에서 실현키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복지부장관시절, 의료보험제도와 연금제도와 관련된 그의 정책방향은 보수정권에서도 인정받았으며, 청렴성 또한 적군으로부터 공인받았다.

하지만 그의 이미지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 중 가장 회자되는 것은 “저토록 옳은 소리를 왜 싸가지 없이 할까?”라는 국회의원 김영춘의 말이다. 여기에는 그의 명석함과 논리싸움에서는 지지 않는다는 전투력 등이 담겨 있지만 방점은 “싸가지가 없다”는 데 찍힌다. 어느 자리, 누구 앞에서나 적확한 사례와 논리로 상대를 제압해야 속이 풀리는 ‘유시민스타일’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지지자들은 환호했으나 소수였고, 그것이 유시민의 정치적 한계로 각인되는 부분이다.

유시민은 국회의원 2번과 장관을 지냈다. 하지만 이러한 경력보다는 노무현정신의 창조자이자 충실한 계승자로서 정치권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논리에 충실하려는 그의 정치행보는 ‘당(黨) 브레이커(파괴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탈당과 창당을 반복했다.

“유시민이 달라졌다”는 평가는 일련의 통합진보당 사태를 통한 부수적 효과였다. 무엇보다 ‘가볍고 배려 없는’ 발언이 사라지고, 고뇌하는 모습이 국민의 눈에 들어왔다. 필자도 2010년 경기도지사 출마선언 후 신문사를 찾아 정치논리보다는 생활정치를 이야기하던 ‘겸손한 유시민’을 기억한다. 대화중에는 그를 자극할 만한 질문도 튀어나왔으나 그는 미소로 대신했다.

정치권에서는 풍운아 유시민만큼 국민들의 호불호가 분명한 정치인도 드문 것으로 기억될 것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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