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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미래부로 시작된 과천의 미래

‘한양이 무섭다고 과천부터 긴다’는 옛 속담에 과천시가 등장한다. 서울 인심의 야박함을 비유하는 속담은 서울 중심의 시각에서 생겨났다. 과천은 그저 서울로 가기 위해 거치는 곳으로 치부됐다. 도시규모나 인구 또한 적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런 과천시가 1980년대 제2정부종합청사가 들어서면서 살만한 도시로 이름을 알렸다. 서울을 잇는 지리적 편리성은 물론이거니와 전화번호는 서울과 함께 ‘02’를 배정받아 정서적 거리감도 없었다. 종합청사 입주로 중앙공무원들이 대거 과천시에 둥지를 틀면서 집값은 치솟았다. 한때는 서울 강남이나 분당보다 비싼 시절도 있었으니 기세가 대단했다.

공무원으로 흥한 과천시가 공무원 때문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정부의 국토균형발전계획에 따라 과천 종합청사에 입주했던 중앙부처 중 14개 부처 5천500여명이 대거 세종시로 옮겨갔다. 그 가족들까지 추산하면 과천시 인구 7만여명 가운데 10% 넘는 인구가 증발한 셈이다. 공무원들의 단골식당마저 세종시로 이전을 준비 중이고, 몇몇은 이미 부지까지 마련했다니 충격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주민들은 불안했고, 집값은 곤두박질쳤다. 상점은 파리를 날리고, 식당은 문을 닫았다. 예상은 했지만 여파는 상상을 초월했고, 과천시 자체가 멘붕에 빠졌다.

경기도와 과천시가 과천시를 살리기 위해 총력전에 들어갔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과천에서 실국장회의를 열고 주민과 교감하며 중앙정부를 압박했다. 여인국 과천시장은 과거 자신이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중앙부처를 돌며 읍소에 나섰다. 중앙정부의 결정이라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라는 자조 섞인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몸을 던졌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세종시 이전이 확정적이던 새 정부의 공룡부처 미래창조과학부가 과천시 입주를 결정했다. 규모나 분장업무가 엄청난 미래부의 과천시 입주는 잔류한 법무부와 함께 과천정부청사의 위상은 물론 생존권을 위협 당하던 지역상인들을 살리는 단초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과천시민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살기 좋은 과천’이라는 명성을 이어가려면 지식정보타운 등 역점사업에 힘을 모아야 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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