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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대통령의 유머

링컨 대통령이 따사로운 오후, 백악관 뒤뜰에서 손수 구두를 손질하고 있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출입기자가 다가와 “아니 대통령께서 자기 구두를 직접 닦으십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링컨 대통령은 재치 있게 “그럼 대통령은 남의 구두를 닦아야 합니까?”라고 되물었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충동을 극복하고자 주머니에 칼이나 총을 넣고 다니지 않던 사람의 유머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나무에 목을 맬까 싶어 산책도 자제했다는 그가 이런 유머를 구사할 수 있었기에 남북전쟁의 쓰라린 상처를 치유하고,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의 반열에 올랐으리라.

미국민 인기조사에서 링컨과 선두를 다투는 레이건은 재임시절, 정신이상자가 쏜 총탄에 맞아 조지워싱턴 대학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촌각을 다투는 수술을 앞두고 레이건은 의료진에게 “당신들이 (나와 같은) 공화당원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긴박한 순간, 대통령의 유머는 의료진을 안심시켰고, 국민들은 레이건을 중심으로 단결할 수 있는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다.

정상급 유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영국의 처칠 수상이다. 하원의원에 출마하자 상대후보는 처칠을 향해 ‘늦잠꾸러기에 게으르다’고 인신공격을 감행했다. 우리 정치풍토 같으면 더욱 질 낮은 인신공격으로 맞받아 한바탕 난장을 벌였을 터이다. 하지만 처칠은 “나처럼 예쁜 아내와 산다면 결코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유머로 제압했다.

이런 유머와 절차탁마한 인생이 있었기에 2차 세계대전으로 영국이 누란의 위기에 빠지자 자신의 ‘피와 땀과 눈물’을 대신해 국민들의 단합을 요구할 수 있었고, 위기는 극복됐다.

오늘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이 탄생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취임식을 갖고 5년간 국정을 이끌게 됐다. 알려진 대로 박 대통령은 특별한 인생을 살아왔고,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겪었다. 그래서인지 너무나 진지하다. 촌각을 다투는 국정과제들이 쌓여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위기를 극복하는 전제조건은 국민화합이다. 유머는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을 화합시키는 힘이 있다. 또 대통령의 여유가 국민화합을 촉진시키고, 52%가 아닌 100% 국민의 대통령이 되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웃음과 유머, 그리고 여유가 기대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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