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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새로운 경제운영 패러다임을 찾아서

 

최근 사반세기 중 세계적 경제흐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꼽자면 크게 세계화와 지식기반화 그리고 시장 주도의 경제운영 패러다임을 들 수 있다. 세계화는 최근의 가장 현저한 경제현상으로 세계경제를 사실상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시키는 등 현대 경제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발전·진화하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이다. 정보통신기술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경제의 지식기반화도 경제효율 향상에 크게 기여했으며 앞으로도 경제발전을 좌우할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시장주도 경제운영방식 또한 영·미에서 시작돼 세계화 및 지식기반화 추세와 어우러지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금융위기에서 드러난 바와 같은 문제점-세계화의 무정부성에 따른 글로벌 기업과 자본의 과도한 이익 추구, 경제의 변동성 증가, 지식기반화에 따른 경제의 고용창출능력 약화, 시장주도 경제운영이 가져온 시장에서의 도덕적 해이 만연 및 승자독식 현상 등을 드러냈다. 특히 글로벌기업 주도의 세계화로 근로자보다는 사용자로, 가계보다 기업으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으로, 내수기업보다 수출기업으로 과실이 쏠리면서 소수의 승자만이 세계화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독점하게 됐고, 지식경제화 역시 노동절약, 첨단부문 선두주자로의 이익집중 효과 등으로 부의 집중을 심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여기에다 시장중심의 경제운영은 경제에 대한 정치적 통제를 최소화시킴으로써 경제성장의 효익이 사회 대다수 구성원에게 확산되도록 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결과적으로 최근과 같은 총수요 부족 및 성장정체를 빚고 있으며 나아가 경제 각 분야의 양극화와 이로 인한 사회적 통합 약화를 초래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경제가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 이제 새로운 경제운영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기존 패러다임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앞의 세 가지 경제흐름 또는 패러다임이 초래한 제반 문제의 근본 원인은 경제에 대한 공공적 관리의 부족에 기인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새로운 패러다임은 경제에 대한 공공적 또는 민주적 통제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선 경제의 세계화를 국가적 이익 특히 대다수 국민들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 간 협력 강화, 보다 나은 국제통화금융체제 수립 등을 통해 국경간 자본과 기업 및 인구의 이동을 세계적 관점에서 그리고 민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우리는 G20을 비롯한 국제기구를 통해 위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한 바 있으며 유럽은 EU라는 범유럽지역 정부를 통해 경제를 범국가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앞으로는 경제의 광역화에 걸맞게 정치도 광역화해 정치가 경제를 민주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통해 세계화의 효익이 다수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경제운영방식도 전면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경제운영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강자의 시장질서 교란과 승자독식을 억제함으로써 경제과실의 공평한 분배를 보장하는 한편 공교육 확충 및 사회안전망 확보를 통해 국민들이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기업할 기회를 균등하게 가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수의 기업을 창출하고 국민의 잠재능력이 최고도로 발휘되도록 해야 한다. 시장을 통한 경쟁이 가장 효과적인 경제발전방안이라는 점은 앞으로도 마찬가지겠지만 종전과 달리 분배를 비롯한 여러 부문에서 시장이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정부가 이를 적극 해소해 나가야 한다.

한편 지식기반화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는 한편 세계화와 더불어 경쟁단위를 종전의 개별 기업에서 기업군 또는 지역으로 바꾸고 있는바, 이 또한 여러 가지 대응을 필요로 한다. 우선 기초기술을 정부가 적극 육성해야 하며,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관련 기업으로 구성된 산업클러스터 나아가 기업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지식과 기술이 관련 기업군 또는 산업 내에서 범기업적으로 원활히 생산·유통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술과 상품이 끊임없이 개발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제반 변화를 반영한 새 패러다임은 이른바 케인지안 경제운영패러다임으로서 정부와 시장의 역할분담에 의한 국가 성장잠재력 최대화와 적절한 성과분배를 통한 각 사회구성원 간 협력의 극대화를 기본방향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은 세계화 및 지식기반화 추세를 반영해 종전에 비해 진전된 형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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