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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안철수, 낡은길에는 미래가 없다

세계의 지붕이라는 8천m급 히말라야 고산들을 정복해도 시들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최고봉들을 수시로 올랐기 때문이다.

초정밀 기후예측과 첨단장비로 무장하고, 이미 개척된 루트를 통해 순탄하게 오른 일반인들도 수두룩하다.

그래도 인정받는 등정이 있다. 무(無)산소로 인간이 만든 편의장비 없이 도전해 성공한 경우다. 이보다도 전 세계 전문산악인 사이에서 존경을 받는 것은 ‘신(新) 루트 개척’이다. 역사 이래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는 것은 단순한 정복욕과는 다르다.

새롭게 개척된 길에는 그 사람의 이름이 붙는 영광을 누리는데, 이는 존경심의 표시다.그러나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은 험난하다. 곳곳에 생경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자칫 작은 실수에도 천 길 아래로 추락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모험이기도 하다. 또 누구도 가지 않았기에 성공에 대한 확신도 없다. 하지만 그 열매는 달콤하다.

대선 직후 미국으로 떠났던 안철수 전 대통령후보가 정치복귀를 결심했다고 한다. 오는 4월 서울 노원병 보궐에서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게 첫 걸음이다. 이러한 결정에 앞서 안 전 후보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이나 시민단체 관계자는 물론 여권 인사까지 접촉했고, 외국 전문가들과도 의견을 교환했다.

그런데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라고 했던가. 노원병 출마는 길이 아니다. 아니 이미 많은 사람이 갔던 길이다. 선거구도상 안 전 후보가 출마하면 당선이 유력하기는 하다. 이를 통해 안 전 후보는 출범 초기부터 삐꺽대는 정부의 대항마로 부상할 수도 있다. 또 제3당 창당을 위해 지난 선거기간 여론조사를 통해 입증된 수도권지역 젊은 표심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계산은 과거 정치꾼들이 음험한 모사를 꾸밀 때 등장하는 낡은 길이다.

낡은 길을 통한 여의도 입성은 성공이 아니다. 국민이 기대했던 감동도 새로움도 없는 학계출신 또 한 명의 국회의원 탄생에 불과하다. 그런 안일함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는 의욕은 과욕이고 욕심이다.

지난해 우리사회를 강타한 ‘안철수 현상’은 앙시앵 레짐(구체제)에 대한 반발이자 새로움에 대한 기원이었다. 자신이 비판한 혐오스런 방식으로 정치권에 재입성해서는 미래가 없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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