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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양재기와 대야

 

‘양재기’는 구리, 아연, 니켈 따위를 합금하여 만든 금속인 양은이나 알루미늄 따위로 만든 그릇으로 서양에서 들어온 제품이다.

우리나라 전통제품으로는 음식을 담거나 데우는 데에 쓰이는 놋그릇인 ‘양푼’이 있다.

따라서 양푼보다는 양재기가 실용적이며 현대적인 서양 형식의 그릇이다. 그리고 대야는 물을 담아서 무엇을 씻을 때 쓰는 둥글넓적한 그릇이다.

용도는 손과 발, 얼굴을 씻는 데 사용된다.

컴퓨터에서 기억용량의 의미인 시피유(cpu)가 있다. 이것은 컴퓨터 시스템 전체의 작동을 통제하고 프로그램의 모든 연산을 수행하는 가장 핵심적인 장치로, 제어 장치와 연산 장치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기억 장치를 포함한다.

그러면 사람 마음의 용량을 담는 그릇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사랑과 용서’일 것이다. 우리 시대의 계몽가들은 인간 내면의 그릇을 크게 하라고 주문한다.

특히 교사들에게 그렇게 하도록 조언한다. 그릇이 작으면 담을 내용도 작기 때문이다. 그 작은 그릇으로 어찌 제자들에게 큰 그릇을 가지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제자는 스승의 세계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말이 있잖은가?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제자는 스승의 그릇 안에 들어있다. 따라서 스승의 그릇 크기에 따라 제자의 비전이 다를 것이다.

그래서 이 시대 스승의 위치는 중요하다. 아무리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라고 해도 선악과 참과 거짓은 엄존한다. 더욱이 핵분열 되다시피 한 현대사회의 유기적인 동력구조를 생각해보면 복잡하지만 선악은 엄존한다.

‘큰 뜻을 품고 작은 일에 충성하라’는 말이 있다. 큰 뜻이 함의하고 있는 의미는 가시적인 성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속칭 출세가도를 달리는 사람들만이 가지는 목적은 더욱 아니다. 그것은 사랑과 용서다. 교사는 후세대를 위한 시대의 계몽가다. 교사의 그릇과 용량이 작으면 제자들도 그 그릇만큼 될 수밖에 없다. 제자들에게 사랑과 용서로 계몽하고 인도하여 제자들이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고 세상의 주역들이 될 수 있도록 조언한다.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니 교사의 직분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이 아닐 것이다. 제자들에게 이미지의 본(本)이 되어야 한다. 중심과 본질을 제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제자들의 인품, 생각과 감성과 가치관 등이 대야처럼 커야 한다. 내면적 본질과 중심이 커야 제자들이 안전하게 스승의 본을 받고 계몽되어 더욱 진보적이고 발전적인 삶의 가치 척도를 가질 것 아닌가?

이런 제자들이 이 사회에 많아지면 세상은 더욱 사랑과 용서를 통해 평화롭고 풍요로운 사회가 될 것이다. 죄악의 사슬에서 단 한 번 사랑과 용서로 묵은 것들을 내려놓고 획기적인 변화의 틀을 만들어 간다면 평화롭고 축복된 사회가 되지 않을까?

▲고려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 ▲경기예총 2012년 빛낸 예술인상 수상 ▲한광여중 국어교사 ▲전 (사)한국문인협회 평택지부 지부장 ▲시집-『카프카의 슬픔』(시문학사·1992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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