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성남시 구미동 송전선로 지중화공사를 강행하자 주민들이 공사장 진입도로를 봉쇄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전은 11일 오전 7시 20여명의 인력과 공사장비 10여대를 투입해 지난해 11월 중단했던 구미동 송전선로 지중화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공사현장 인근 빌라단지 주민들이 주택가를 통과하는 폭 10m의 진입로에 승용차 10여대를 지그재그로 주차해 굴착기와 덤프트럭 등 공사용 대형차량의 진입을 막았다.
이에 따라 빌라단지 내부 도로는 주민 승용차와 공사차량이 대치상태로 주차돼 있다.
‘구미동철탑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송전탑을 없앤다고 해 놓고 더 가까운 거리에 철탑 2기를 더 설치했다”며 “대책없는 공사 강행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내 집앞 주차는 불법이 아니다”라며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준법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비대위가 시와 한국전력을 상대로 낸 송전탑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이 지난 5일 기각되자 공사를 재개했다.
이번 공사는 구미동 송전선로 지중화 과정에서 지상선로와 지중선로를 연결하려고 지하터널 수직구 앞에 철탑 2기를 새로 설치하는 작업이다.
구미동 일대 송전탑 지중화 공사는 휴전작업을 거쳐 기존 송전탑 철거(공정률 98%)만 남겨둔 상황에서 주민 반발로 지난해 11월 5일 공사가 중단됐다.
주민들은 주변 불곡산에 신규 설치한 케이블헤드 인입용 철탑 2기가 단지에서 불과 200~300여m 떨어져 전자파에 따른 인체 피해 및 재산권 피해 등이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다.
한전과 비대위는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구미동 지중화사업은 머내공원∼불곡산 2.3㎞ 구간의 송전탑 9기를 철거하고 선로를 지하로 옮기는 공사로 사업비 1천252억원이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