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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강동희와 피트 로즈

설마 했다. 한국프로농구 원주 동부 강동희 감독의 승부조작 의혹이 처음 언론에 보도됐을 때 믿기가 어려웠다. 믿고 싶지도 않았다. 요즘 동부의 성적이 나쁘니 누가 또 모함을 했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강 감독이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강 감독은 2011년 후보 선수를 내보내는 방법으로 4경기의 승부를 조작하고, 4천만 원을 챙겼다는 것이다. 그동안 사건 일체를 부인하던 강 감독 또한 “부당한 청탁을 받고 뇌물을 받긴 했지만 경기 운영은 정상적으로 했다”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다. 결국 본인의 입으로 승부조작 혐의를 시인한 셈이다.

강 감독은 프로농구계의 레전드(Legend)다. 아마추어 농구의 최절정기인 농구대잔치시절부터 농구 붐을 주도했다. 또 허재, 이충희, 김현준, 문경은 등과 함께 프로농구의 열기를 끌어올린 전설적 스타다. 화려한 패스플레이와 슛 감각을 자랑하며 프로농구 원년 MVP에 올랐던 강 감독은 2009년 감독으로 취임했다. 화려한 아마생활, 인기 프로선수, 프로팀 감독으로 이어지는 경력은 그를 한국프로농구계의 대표인물로 손꼽게 했다.

그렇기에 그에게 쏟아지는 비난도 엄청나다. 한국농구연맹(KBL)은 강 감독이 구속되자 즉각 사과하고 강 감독에 대한 ‘영구제명’을 시사했다. 농구계에서 영원히 추방하겠다는 말이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프로야구에도 팬들의 아쉬움 속에 영구 추방된 레전드가 있다. 신기록 제조기로 유명했던 ‘피트 로즈’는 볼넷을 얻어 1루를 나갈 때도 전력 질주하는 허슬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성적은 말할 것도 없이 탁월했다. 그가 세운 통산 4천256개의 안타기록은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꿈의 기록’이다. ‘올해의 신인선수’, ‘타격왕’, ‘MVP’, ‘월드시리즈 우승’ 등을 모두 경험했다. 자신이 평생 몸담았던 신시내티 레즈의 감독으로 취임해 인생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거기까지였다. 로즈가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사실이 알려졌고, 거짓으로 진실을 가리려다 사태는 악화됐다. 그리고 탈세사실까지 공개되자 그는 야구계에서 영원히 추방됐다. 24년이 지나 로즈의 나이가 일흔 살을 바라보지만 아직껏 복권되지 않아 쓸쓸한 황혼을 맞고 있다. 전설의 추락을 바라보는 팬들의 심정은 똑같이 안타깝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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