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개선 기능이 탁월해 기능성 화장품 원료로 각광받고 있는 ‘레티놀’(Retinol)을 미생물을 이용,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은 ‘차세대 바이오그린21사업’의 농생명공학사업에 참여한 국립경상대 김선원 교수팀이 미생물을 이용해 레티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5건의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기술은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레티놀을 국산화해 연간 1천3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농진청은 전망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레티놀은 동물성 식품성분으로, 비타민 A의 전구 물질인 ‘베타-카로틴’(β-carotene)이 풍부한 식물을 초식동물이 섭취해 만들어지며 육식동물은 베타-카로틴을 먹은 초식동물을 다시 먹어 생성시킨다.
합성 과정이 식물과 동물로 나눠져 있어 그동안 자연 상태에서 레티놀을 일괄 합성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대사재설계’라는 첨단 기술을 이용해 레티놀 생산경로를 하나의 미생물에 통합함으로써 이를 해결했다.
대사재설계는 미생물의 생산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레티놀을 생합성하는 대사경로 효율이 최적화되도록 고성능 유전자를 도입하고 이 유전자의 발현까지 정교하게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레티놀뿐 아니라 항염증과 항산화, 항노화 효능이 있는 레티날(Retinal)과 레티노인산(Retinoic acid), 레티닐 에스터(Retinyl ester)와 같은 비타민 A류 물질의 맞춤 생산도 가능해 기능성 화장품, 건강 기능식품, 의약품 제제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현재 전량 수입되고 있는 레티놀은 1g에 15만원 정도지만, 이 기술을 적용하면 4천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허건양 농진청 연구정책국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산업화가 가능한 레티놀 생산성 균주 선발과 그 균주의 배양과 레티놀 추출 기술까지의 일괄 과정으로, 특허 출원을 통해 전 과정의 지식재산권을 선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