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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대박을 꿈꾸는 대한민국

우리 사회에서 신분상승을 하는 방법 중 하나는 돈을 모으는 일이다. 그것도 알토란같은 부자 정도가 아니라 대박을 터트려야 일종의 계층상승을 경험케 된다. 하지만 평범한 인생에서 부를 축적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아니, 빚 없는 생활을 영위하기도 녹록치 않다.

힘든 일상에서 탈출하고픈 많은 사람들이 인생 역전을 위한 대박을 꿈꾼다. 그 꿈의 중심에 복권이 있다. 언제부터인지 복권(福券)은 우리생활 깊숙이 들어와 주저앉았다. ‘내 집 마련’이 일생의 꿈이던 시절에는 주택복권이었고, 이제는 일확천금의 로또로 변신했다.

100억원이 넘는 당첨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우선 부럽다. 그러다가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100억원의 복권 당첨금을 받으면 어떻게 쓸까’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편다. ‘우선 생활을 옥죄는 빚을 청산하고, 조그만 집을 한 채 장만하자. 그래, 남은 돈은 빌딩이나 안전한 부동산에 투자해 노후를 행복하게 사는 거야.’ 상상만 해도 즐겁지만 눈을 뜨면 빈손이다.

복권은 특별한 목적사업을 위해 공공기관이 판매하는 증권으로, 우선 합법적이다. 지하 음습한 곳에 잠입한 불법 도박 등과는 신분이 다르다. 그러기에 로또복권부터 연금복권, 전자복권 등 종류가 다양하다. 또, 복권사업을 통한 수익은 각종 사회공헌사업에 사용된다는 자기합리화도 가능하다. 여기에 동네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경마, 경륜, 경정 등 사행성사업을 압도한다.

하지만 소액을 투자해서 인생을 바꾸는 대박을 꿈꾼다는 점에서 불법도박과 형제지간이다. 이러한 마력은 생활이 고단할수록 더욱 힘을 발휘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6명은 복권을 산다는 통계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2012년 복권 인식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55.2%가 복권을 구입해 10명 중 6명꼴이었다. 1천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연간 평균 구입횟수는 생각과 달리 전자복권이 15.2회로 가장 많았고, 로또복권은 14.7회로 다음 순이었다. 특이한 점은 월 평균 소득이 3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인 가구의 복권 구입이 72.6%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해 불안한 중산층의 경제상황을 보여준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친구로부터 연금복권 2장을 받았다. 벌써 발표일이 기다려진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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