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경인지역 농협·신한은행 지점과 주요 방송사들의 전산망이 대부분 마비되면서 큰 혼란이 빚어졌다.
농협·신한은행의 전국 지점은 이날 오후 전산망이 마비되거나 추가 피해를 막으려고 자체적으로 전산망을 한때 차단하는 바람에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지점에서는 고객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는 대출업무는 하루 늦춰 처리하는 고육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영문을 모른 채 찾아왔던 고객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고 직원에게 항의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20일 오후 3시40분쯤 신한은행 수원시청역지점을 방문한 A(48)씨는 “급하게 송금할 일이 있어 은행에 들렀는데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까지 이용할 수 없다니 화가 난다”며 “세계최고의 IT강국이라는 한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건 코미디”라고 인상을 찌푸렸다.
실제 신한은행 각 지점의 경우 이날 업무가 멈춘 1시간 30분 사이 60~70여명의 시민이 허탕을 치고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근에 위치한 농협은 내부전산망은 그대로 유지된 채 구형 ATM기만 작동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 한 은행에 경우 10개의 기계 중 1주일 전에 배치된 신형 1개만 작동이 돼 10여명이 넘게 줄을 서 기다리는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황준구 경기농협 홍보실장은 “일부 영업점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돼 피해 예방 차원에서 농협 내 직원 컴퓨터를 꺼놓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오후 3시 50분을 기점으로 영업점 전산이 복구되자 일제히 오후 4시까지인 영업시간을 오후 6시까지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