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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죽음을 경험하다

‘죽음’과 ‘경험’은 어울릴 수 없는 단어다. 기억이 소멸되는 죽음 앞에서 경험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은 끝이자 모든 고통에서 해방되는 해탈의 순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죽음의 문턱을 넘어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이 있다. 소위 임사체험(臨死體驗)을 주장한다. 임사체험(near death experience)은 전문가로부터 확실한 사망 진단을 받았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의 경험을 말한다. 임사체험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유구하고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현재에도 수많은 사람이 죽음의 저편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세계적으로 갑작스런 심장마비, 뇌손상, 사고로 인한 과다출혈 등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경험의 소유자들이 많다. 이 과정에서 임사체험을 경험한 사람들은 자신의 영혼이 몸에서 이탈해 시공을 초월한 공간에서의 깊은 인식을 증언한다.

물론 임사체험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단적으로 나뉜다. 정말로 죽음 후의 세계가 있다는 긍정론자와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찾는 과정의 신비로운 체험일 뿐이라는 부정론자가 대립한다.

전자의 경우 기이한 공통점을 지닌다. 종교인이든 무신론자이든 상관없이 유체이탈의 과정에서 선악(善惡) 간 판단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선한 인생을 산 사람의 경우 강하고 고귀한 빛과 함께 평화롭고 행복한 사후세계를 맞이한다. 반면 악인의 경우 어둠속에서 불안과 고통이 수반되는 사후세계를 경험케 된다. 마치 영화 ‘사랑과 영혼’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그러나 이러한 임사체험을 불신하는 학자나 관계자들은 임사체험을 ‘무의미한 환각현상’으로 치부한다. 임사체험은 산소부족, 약물효과, 환각, 신경호르몬의 이상 등으로 설명한다. 일부 전문가들이 약물을 통해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 임사체험을 발생시켰다는 주장도 있다.

임사체험의 유무를 결론짓는 것보다 의미 있는 ‘임사체험’ 움직임이 있다. 수의(壽衣)를 입고, 관에 들어가 가상 죽음을 경험하는 모임들이 늘어난다. 또 미리 유서를 쓰는 연습도 한다. 이는 신비로운 영적 체험에 빠지려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을 관조하기 위한 것이다. 앞만 보고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고, 남은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려는 ‘잘 죽기 위한’ 예행연습이다.

잘 죽는 것도 잘 살아가는 과정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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