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지난해 폐사한 백색 한우 씨수소의 체세포를 배양해 핵이 제거된 난자에 주입해 복제수정란을 만든 다음 대리모에 이식, 복제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복원된 백색 수컷 송아지는 지난 7일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34㎏으로 태어났으며, 앞으로 백색 한우 증식을 위한 씨수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백색 한우는 피부, 털, 눈 등의 멜라닌 색소가 결핍되거나 결여돼 생기는 알비노 증을 가진 희귀 품종으로, 우리나라에는 이번에 복제한 송아지를 포함해 암소 7마리와 수소 6마리 등 13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특히 털이 흰색인 외래품종 ‘샤로레’ 등과 같은 흰색 유전자가 아니라 우리 고유의 품종인 황색 한우의 변이종으로, 같은 흰색계통이라도 외래 품종과 분명히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 문헌인 ‘조선우마의방’(朝鮮牛馬醫方)에도 한우는 흰색과 검은색, 갈색, 적갈색, 황색, 청색 등 다양한 모색과 무늬가 존재했다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인 1938년 한우 심사표준에서 ‘한우의 모색을 적색으로 한다’는 규정을 내세워 털 색을 통일시키면서 황색 한우를 제외한 소들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장원경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에 몇 마리 남지 않은 백색 한우 복제가 가능했다”며 “다양한 한우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이들 유전자원의 차별적 특성을 구명해나가는 연구로 가축 유전자원의 가치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