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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이 되면 각 언론사는 기사의 사실 확인을 위해 눈에 불을 켠다. 사실 확인이 주업인 언론사지만 이날은 더욱 오보(誤報) 방지에 목숨을 건다. 특히 해외소식을 다루는 외신부는 “눈에 확 들어오는” 뉴스일수록 확인에 확인을 거듭한다. 4월 1일이 만우절이기 때문이다.

만우절이면 피해를 주지 않는 ‘하얀 거짓말’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서양에서 시작됐기에 우리보다는 미국이나 유럽 발(發) 하얀 거짓말이 대박을 친다. 평소 근엄하고 정론을 추구하기로 유명한 영국의 국영방송 BBC는 이날만큼은 대놓고 거짓기사로 세상을 놀라게 한다. 지난해는 웹사이트 톱기사로 ‘The Earth has exploded, killing everyone’ 즉, 지구가 폭발해 인류가 멸망했다는 기사로 지구인들을 대경실색케 했다.

만우절은 가벼운 거짓말로 상대를 속여 즐기는 것을 의미하는데, ‘검은 거짓말’은 피해자를 만든다. 2003년 국내 공중파 방송과 뉴스생산업체들이 4월 4일자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총격으로 피살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곧 언론사들은 이 같은 사실이 만우절의 가짜기사에 낚인 것을 알고 오보를 사과하느라 민망했다. 하지만 세계경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빌 게이츠’의 사망소식으로 손해를 입은 피해자도 생겨나 만우절 농담으로 웃을 수만은 없었다.

국내에서는 만우절이면 112 등에 거짓 신고가 폭주한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허위·장난전화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 가벼운 경범죄의 경우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태료에 처해지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판단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인 중형에 처해진다. 이는 공권력의 기회비용을 산출하면 이해가 간다. 예를 들어 가짜신고에 경찰이 출동한 사이 진짜 피해자가 생기거나, 거짓 화재신고에 소방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 진짜 불이 나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듣고 싶은 만우절 거짓말도 있다. 한 설문조사업체의 조사에서 30대 이상은 ‘복권에 당첨됐다’는 메시지를 1위로 꼽았다. 10대와 20대는 ‘이성으로부터 좋아한다’는 고백을 거짓말이라도 듣고 싶어했다.

거짓말이 아니라 듣고픈 일들이 이루어지는 나날이길 기대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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