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향해 공격적인 언사를 쏟아놓았다.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진주의료원 문제 처리에 전력해도 모자랄 경남도지사가 엉뚱하게 경기도지사에게 화풀이를 하는 격이라 어이가 없다. 홍 지사는 지난 6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김 지사에 대해 “그러니까 경기도 살림이 엉망이지. 도 살림이나 잘 하라 그러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 해도 막말에 가깝다. 홍 지사로서는 김 지사가 지난 2일 한양대 최고경영자과정 특강에서 “도민 설문조사를 해서 1%만이라도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의료원을 유지하겠다”고 한 점이 고까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도백이 그런 감정 하나 여과하지 못한다는 것은 볼썽사납다.
의료원 운영 문제는 설전으로 맞설 일이 아니다. 각자의 관점과 해법대로 대처해서 어느 쪽이 진정 도민을 위한 선택인가 판단 받으면 될 문제다. 두 사람이 모두 차기 대권에서 유력한 여당 후보로 점쳐지는 만큼 지금부터 의료문제, 노동문제 등이 얽힌 지방의료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선의의 정책경쟁을 벌이면 된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남짓한 이 시점에서 벌써부터 라이벌 의식만 도드라지는 경솔한 언쟁을 벌일 일이 아니다.
두 지사 모두 지방의료원 노조가 강성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하지만 홍 지사는 “도민의 혈세를 강성노조 배불리는 데 사용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폐업을 결정했다.”고 밝힌 반면 김 지사는 시설개선, 경영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도립의료원 6곳의 존폐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 적이 있지만 김 지사 취임 이후 신축, 리모델링에 836억원을 투입했고, 오는 2018년까지 1천363억원을 더 들일 계획이다. 경남과 경기 모두 적자가 누적되었으나, 경남은 시설개선투자나 국비 확보액이 전혀 없다. 경기도는 장비 현대화를 위한 국비투자를 지난 2년 동안 82억원 유치했다. 어느 쪽이 바른 선택을 한 것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하게 하면 된다.
홍 지사는 김 지사의 ‘색깔’을 공격하기도 했다. 차라리 ‘좌파’라고 본색을 밝히라느니, 우파를 끌어안기 위해 “박정희 찬양하고, 이승만 찬양하고 극우행보 하다가는 양쪽 다 잃는다”느니 하는 말을 김 지사에게 직접 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지사를 두 번 했으면 대선 나오는데 20~30%는 호응해야지, 5%도 안 나오는 그게 뭐냐”는 발언도 던졌다. 이 정도면 신경전의 수준을 넘는다. 의도적인 인신공격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거친 언사들이다. 홍 지사는 자신의 지나친 발언에 대해 김 지사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홍 지사야말로 경남 살림에 전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