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성 시인
自恨(자한)/이매창(李梅窓)
春冷補寒衣(춘냉보한의) : 봄날이 차서 겨울옷을 손질하는데
紗窓日照時(사창일조시) : 사창으로 햇빛이 들어와 비추어주네
低頭信手處(저두신수처) : 숙인 머리 손길 가는 대로 바늘을 맡기는데
珠淚滴針絲(주루적침사) : 구슬 같은 눈물이 실과 바늘 적시네.
출처- 기생시집(문정희 역음) /도서출판 해냄, 등 참고
본명은 향금(香今), 부안(扶安)기생으로 개성의 황진이(黃眞伊)와 더불어 조선 명기의 쌍벽을 이루었다. 시문과 거문고에 뛰어나 이를 사랑한 당대의 문사인 유희경(劉希慶)·허균(許筠)·이귀(李貴) 등과 교유가 깊었다. 그중 유희경과 사이가 매우 깊었는데 이 시는 매창이 유희경을 떠나보내며 읊은 시이다. 천민 출신으로 한성부윤까지 오른 이와 매창 사이의 관계가 어떠했을지 이 시를 보면 절절하다. 서른일곱에 요절한 매창의 애달픔과 한스러움 때문인지 방안에 서늘한 귀기가 서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