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2 (화)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사설]‘협잡’으로 드러난 경전철 수요예측

지자체들의 경전철 예상수요 부풀리기가 ‘협잡’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의정부, 용인, 광명 등 6개 지자체가 경전철을 추진하면서 터무니없는 예측에 근거해 일을 벌여왔다고 한다. 이를 ‘협잡’이라고 단언하는 이유는 상식으론 도저히 설명이 안 되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예측 모형을 사용하면 이런 결과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잘못된 예측은 시민의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는 사실을 번연히 알면서도 장단을 맞춰주는 행위는 범죄가 분명하다.

예컨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맡은 의정부경전철의 경우 하루 7만9천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이용객은 14%선에 그치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연구기관에서 내놓은 예측치고는 너무도 참담한 결과다. 감사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의정부시와 KDI는 예상승객수를 꿰맞추기 위해 타당하지 않은 자료를 활용, 수요를 31%나 부풀렸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7일 개통한 의정부경전철은 현재 매달 20억원씩 적자를 내면서 운행 중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6일 개통에 들어간 용인경전철도 협약수요가 17만1천명이었다. 하지만 재추정 결과는 5만9천명(2014년 기준)으로 당초 예상치의 35%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매년 165억~195억원으로 추정되는 적자를 고스란히 시민의 호주머니에서 물어주게 생겼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예측치를 내놓은 곳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옛 교통개발연구원)이다.

시민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이런 잘못된 관행을 깨려면 양자 사이의 연결고리를 드러내고 양측을 모두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용인경전철 주민소송단은 지난달 25일 1조원대 소송에 들어가면서 소송 대상에 문제의 한국교통연구원과 소속 연구진을 포함시켰다. 당연한 일이고, 잘한 일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객관적, 과학적 근거를 제공해야 할 연구조사기관이 저지른 잘못이 훨씬 엄중하다. 설령 발주 자치단체의 주문과 압력에 따른 것이라 해도 그 책임을 면키 어렵다.

광명경전철의 경우 현 단계에서 사업을 접거나 최소한 잘못된 수요예측만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광명경전철은 당초 예측수요가 13만8천명(2020년 기준)이었지만 재추정값은 43%에 불과한 5만9천여명이다. 용인경전철 운영수익이 재추정치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명경전철 역시 이대로 가면 적자의 늪에 빠질 게 확실하다. 단체장 치적용으로 경전철을 건설하려는 다른 지자체들도 이번 기회에 냉정하게 다시 계산해보기 바란다. 일단 벌여놓고 문제가 생기면 국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안일한 자세는 일찌감치 버리는 게 좋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