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15일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전격 사퇴한 가운데 농협 최고위 인사들도 대거 사표를 제출할 전망이다.
특히 이러한 사퇴 움직임의 원인으로 최근 발생한 잦은 전산망 사태에 대한 책임론 보다 농협중앙회의 권한 집중에 따른 내부 불화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농협 내부의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신 회장과 함께 농협 경영진 5명 정도가 자리에서 물러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퇴 의사를 밝힌 인사로는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과 남성우 축산경제대표이사를 제외한 윤종일 전무, 김수공 농업경제대표, 최종현 상호금융대표, 이부근 조합 감사위원장, 이성희 중앙회 감사위원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희 감사위원장은 다음달 말로 임기가 만료되고, 나머지 4명의 임원들이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취임 1년 후 회장직을 계속 수행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 현재 내가 이 자리에 있는게 자신과 조직에 별 도움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여러가지로 대주주(농협중앙회)가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MB맨 물갈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으며, 농협중앙회 사퇴 종용 여부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했다.
이같은 신회장의 발언이 이번 사태가 금융당국 및 농협중앙회의 사퇴압박 보다는 농협지주 간의 내부 갈등에서 빚어졌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는 배경이다.
이에대해 이윤식 농협중앙회 홍보실 차장은 “신 회장의 사의 표명은 오후쯤 알게 됐다”며 “다른 최고위 인사들의 사의 표명에 대해선 들은 바 없다”고 대답을 피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신 회장과 동시에 사퇴할 경우 발생할 대내·외 혼란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사표를 제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