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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의 대가 13억원.

미국프로골프(PGA)에서 우승한 배상문 얘기다. 그는 지난 20일(한국시간) 미 포시즌스TPC에서 벌어진 4라운드에서 매치 플레이를 연상케 하는 경기 끝에 그린재킷을 입었다. PGA투어 챔피언 한국 선수로는 최경주, 양용은에 이은 세 번째 경사다.

초반 상황은 낙관적이었다. 1타 차 2위로 출발한 배상문은 PGA투어 3번 우승 경력의 동갑내기 키건 브래들리(27·미국)에 앞서 나가더니 15번 홀에서 위기를 맞았다. 동타를 허용한 것이다. 여기에 구름처럼 몰려든 갤러리의 일방적인 응원도 감내해야 했다. 심리적으로 위축될 만도 하다. 그러나 배상문은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또다시 앞서나갔다.

이어진 17번 티샷. 먼저 타석에 오른 배상문은 두둑한 ‘배짱샷’으로 연못을 가까스로 넘겼다. PGA 진출 17개월이라는 짧은 경력에 믿기지 않는 샷이다. 이를 지켜본 키건 브래들리는 한 클럽 길게 잡았고, 결국 그린을 훌쩍 넘기는 미스샷을 범하고 말았다. 한 홀을 남겨둔 승부처에서 배상문의 정신력은 숨 막히던 승부를 가르는 원동력이 됐다.

어린 나이에 프로무대에 뛰어든 배상문이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단 동갑내기 엘리트 코스 출신의 김경태보다 PGA 우승을 먼저 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끊임없는 연습으로 특유의 장타와 정교한 숏게임, 퍼팅 실력을 꾸준히 쌓은 덕이다.

든든한 후원자도 있었다. 바로 어머니다. 넉넉지 않은 집안 사정에도 골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물질적 힘이 되어 주고, 멘탈 트레이닝은 물론 20kg이 넘는 캐디백까지 짊어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박세리에게 ‘골프 대디’가 있었다면, 배상문에게는 ‘골프 맘’이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2008∼2009년 한국프로골프투어 상금왕에 오른 배상문은 2010∼2011년 일본프로골프투어 상금왕에 이어 올해는 PGA 데뷔 첫 승까지 올리며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요즘 ‘인생역전’의 상징이 되다시피 한 로또를 두고 조작설이 나돌고 있다. 땀과 노력이 동반하지 않은 투자는 도박일 뿐이다. 누구에게나 우여곡절은 찾아온다. 이를 이겨내야 인생역전도 가능하다. 환한 얼굴로 PGA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배상문에게 배워야 할 점이다.

이재교 여론매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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