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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충무로에 가면 명보 프라자라는 7층짜리 건물이 있다. 멀티 플레스화된 극장이다. 하지만 이 건물터는 과거 명보극장으로 더 유명했던 곳이다.

1957년 8월 25일 그레이스 켈리, 빙 크로스비 주연의 <상류사회>를 첫 개봉으로 외화와 <사랑방손님과 어머니> <상록수> <겨울나그네> 등등 우수한 한국영화 화제작을 40여년 동안 상영해온 곳이기도 하다.

특히 60, 70년대 당시에 이곳은 영화를 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하고, 때론 울고 웃으며 박수를 보내며 낭만과 감동을 느꼈던, 젊은이와 기성세대들의 문화 탈출구였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이들 기억 속에 명화의 전당으로, 또 추억의 영화관으로 남아있다.

최근 이곳 6층에 과거의 설렘을 되살릴 수 있는 실버극장 ‘하람홀’이 개관했다. 노인들만을 위해 365일 연중무휴로 주옥같은 옛 명화를 상영한다. 상영영화는 매주 수요일을 시작으로 다음 주 화요일까지 1주일간 한 작품이다. 요금은 2천원으로 실비다. 6월 상영작은 007 위기일발, 개선문, 목로주점, 솔로몬과 시바여왕 등 제목만 들어도 새록새록 젊은 시절 기억이 살아나는 것들이다.

그러나 노인들에게 매력적인 것은 영화만이 아니다. 부정기적으로 계획되고 있는 테마 철도여행 초청행사, 그때 그 시절 쇼 행사, 독신 노인 황혼미팅 행사 등 이벤트다. 특히 주기적으로 펼치는 노래교실과 건강검진은 인기 만점이다. 그래서 매일 줄을 서야할 정도로 발길이 붐빈다.

극장 초입엔 노인들만을 위한 카페도 있다. 영화 상영 전후 가수들의 공연도 있고, 신청곡도 받아 연주도 한다. 서비스는 10여명의 같은 또래 노인들이 자원봉사로 해준다. 때문에 개관 한 달 만에 서울지역은 물론 수도권 노인들에게도 꽤나 알려진 명소가 됐다.

안산에도 경기도내 유일한 실버극장이 있다. 하지만 하람홀처럼 복합적인 노인전용 여가 문화 공간보다는 단순 영화상영관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하람홀은 작년 9월 영화배우 신영균씨가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위해 명보극장을 비롯 사재 500억원을 사회에 기부한 뒤 서울시와 명보극장 이 합작해 만들어졌다. 노인들을 위해 다양한 문화가 제공되는 이 같은 ‘낭만공간’이 인천·경기지역 곳곳에 있었으면 하는 부러움이 든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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