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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돈질’에 수원상권 초토화

인계동에 ‘엔제리너스’ 진출하며 기존 보증금 5배 제시
10년 넘은 점포 쫓겨나듯 이전…임대시장 혼란 부추겨

국내 최대 유통대기업인 롯데가 수원지역 최고 번화가인 인계동에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를 진출시키면서 목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력을 무기로 파격적인 건물 임차조건을 내세운 물량 공세로 기존 상인들의 점포를 빼앗듯 입점할 예정이어서 논란을 낳고 있다.

더욱이 롯데의 진출과 함께 다른 대기업들도 앞다퉈 ‘인계동 상권’에 진입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보증금과 임대료가 폭등하는 등 기존 상인들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28일 엔제리너스와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 자회사인 엔제리너스는 수원의 대표적 번화가인 속칭 ‘수원 인계동 박스’의 중심인 수원시청 인근 인계동 1046-20에 대규모 매장의 다음달말 개점을 준비 중이다.

롯데 엔제리너스 커피점의 진출로 지난 2003년부터 10년 넘게 영업해온 D안경은 점포 외부에 이전 안내문을 내걸고 매장 정리와 함께 이전을 준비 중이다.

D안경은 약 200여㎡ 매장을 보증금 1억원과 월 500만원 정도의 임대료 조건으로 지난 10년간 ‘인계동 박스’의 대표적인 점포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엔제리너스가 막대한 자금력을 내세워 D안경이 영업중인 1층을 포함해 공실인 2층까지 보증금 5억원, 월 임대료 2천7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 졸지에 이전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결국 롯데의 물량공세를 견디지 못한 D안경은 인근 건물로 이전하게 된데 이어, 다른 대기업들의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증금과 임대료 폭등 현실화의 후폭풍까지 겪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롯데 등 대기업들의 경우 높은 보증금과 임대료를 지불해도 경비 처리를 통한 세금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골목상권 잠식의 본격화로 이어지면서 지역상권 붕괴라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D안경 대표는 “온갖 어려움 속에도 10년 가까이 버티며 영업하다가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의 ‘돈질’에 밀려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이 대기업 전시장으로 변하면서 보증금과 임대료가 폭등하고 기존 소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내밀리듯 쫓겨난 일이 인계동에서도 반복될게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의 진출을 시작으로 대기업들이 브랜드 매장을 곳곳에 열기 위해 움직인다는 소식에 보증금과 임대료가 폭등하고 있다”며 “갑작스런 임대료 인상 요구나 재건축·리모델링 통보로 권리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등 임차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엔제리너스 본사 관계자는 “해당 점포의 계약 만료기간이 도래하면서 건물주와의 협의를 통해 정당하게 임대계약을 맺은 것”이라며 “기존 1층 안경점을 포함해 2층까지 모두 임대하기로 했고, 정확한 임대료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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