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폭염과 장마, 집중호우로 시민들이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를 입어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정작 시민을 대표한다는 시의회 의장들이 무더기 외유성 해외연수에 나서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피해가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집중호우 예보로 각 지역에 비상이 걸린 반면, 시의회 의장들은 해외 선진지 견학 명분도 아닌 친목과 화합을 다지겠다며 몽골로 연수를 떠난데다 일정마저 대부분 관광으로 짜여져 수재민과 복구지원에 나선 시민들의 분노와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
31일 경기남부권의장협의회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권의장협의회장인 하만용 화성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노영관 수원시의회 의장, 이우현 용인시의회 의장, 이희태 평택시의회 의장, 이동재 안성시의회 의장과 각 시의회 소속 공무원 등 모두 15명이 지난 29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몽골 의장단 국외연수에 나섰다.
경기남부권의장협의회는 국외연수와 관련, 지방의회 역할 및 주요시설에 대한 비교 견학을 통한 의정활동 활용과 지방자치 발전 기여 등을 내걸었지만 일정은 테를리 국립공원 방문과 문화탐방, 승마체육 시설 방문 체험, 민속공연과 박물관 방문 등 대부분 관광지 위주로 구성됐다.
또 의장단 수행을 위해 10명의 시의회 소속 공무원이 함께 외유에 나선 것은 물론, 1인당 400여만원의 의장단 연수 비용에 1인당 약 200만원의 수행 공직자 비용까지 모두 예산에서 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혈세낭비 논란마저 재점화된 상태다.
더욱이 경기남부 지역 대부분이 집단민원과 현안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 계속되는 폭염과 집중호우 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의장단의 무더기 외유성 연수에 대한 주민과 시민단체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시민 박모(52·화성시)씨는 “각 지역마다 산적한 현안도 모자라 계속된 폭염과 집중호우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져 시민들이 복구와 또 다른 피해막기에 안감힘을 쓰는데 정작 시민의 대표라는 시의회 의장들이 떼를 지어 말뿐인 해외연수를 떠났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민 안모(38·용인시)씨도 “시민들은 휴가도 취소하고 피해복구에 자발적으로 나서는데 시의회 의장들이 나몰라라 내팽개치고 해외연수를 떠나느냐”며 “일정이 대부분 관광으로 짜여 있고 연수목적도 불분명해 이들 의원을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남부권의장협의회 관계자는 “의장단 회비를 매년 걷고 있고, 이번 연수에 참여하는 시의회 의장들은 회비를 이용해 연수를 가는 것”이라며 “매년 이뤄지는 연수지만 시기가 적절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남부권의장협회 의장단 가운데 최웅수 오산시의회 의장만 유일하게 이번 몽골 해외 연수에 불참했다.
해외연수에 참가한 5명의 시의회 의장과 연수단은 5일 오후 10시25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