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액션/무협
감독 : 왕가위
배우 : 양조위/장쯔이/장첸/송혜교
중국 남부 무술의 중심지인 광둥성 불산의 부유한 가문 출신인 엽문(양조위)은 팔괘장의 제창자 ‘궁보삼’의 은퇴를 축하하는 연회에서 그의 딸 궁이(장쯔이)를 만난다.
마치 사랑을 나누듯 펼쳐진 대결의 순간을 마음에 품고 헤어진 둘은 편지에 마음을 담아 주고받지만, 일본의 침략과 함께 모진 운명은 각자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일본에 집을 빼앗긴 엽문은 아내 장영성(송혜교)과 헤어진 뒤 홍콩으로 건너가 지도자의 길을 걷고, 궁이는 제자의 배신으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복수를 다짐한다.
22일 개봉하는 ‘일대종사’는 중국의 마지막 왕조가 몰락하고 공화정치 시대를 맞아 혼란스럽고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국 무술이 꽃을 피웠던 시대를 배경으로 전설적인 무인 엽문의 삶과 그와 호흡했던 무림의 세계를 그린다.
6년의 기획과 3년간의 촬영, 총 9년에 걸쳐 탄생한 작품으로, 중국과 대만의 9개 도시를 방문하는 철저한 고증 끝에 엽문이 일대종사를 이룬 영춘권과 팔괘장, 형의권, 팔극권과 같은 중국의 무술 유산이 지닌 가치를 진정성 있게 담아냈다.
메가폰을 잡은 왕가위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단순히 무술 동작이나 대결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무술 안에 담긴 정신과 인생의 깊이를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특히 역동적이면서도 정확한 동작으로 맞아 들어가는 배우간 합(合)은 우아함과 멋스러움을 뿜어내며 왕가위 감독만의 감각적 스타일을 보여준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펼쳐지는 양조위와 장첸의 유려한 동작과 빗물의 한 방울, 한 방울을 포착한 절제되면서도 역동적인 정중동(靜中動)의 액션은 차별화된 영화의 매력을 한껏 드러낸다.
또 양조위와 장쯔이가 무술로 교감하는 액션 장면 역시 마치 한 편의 예술작품처럼 정교하면서도 우아하게 펼쳐진다.
무술을 ‘공격을 위한 기술’이 아닌 인물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며 기존의 무협 영화와 차별화를 둔 영화 ‘일대종사’가 무협 액션 장르의 새 지평을 여는 작품인 동시에 왕가위 감독의 커리어에도 새 지평을 여는 작품이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