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이승준
배우 : 설경구/문소리/다니엘 헤니/고창석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스파이 김철수(설경구). 하지만 아내 안영희(문소리) 앞에만 서면 쩔쩔 매는 평범한 남편일 뿐이다.
아무도 모르게 나랏일을 하는 탓에 출장을 밥 먹듯이 하는 철수는 2세를 만들기 위해 병원에서 받은 ‘날’에 의문의 테러가 발생해 진상 파악을 위한 태국 출장 명령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임무 수행도중 스튜어디스인 아내가 태국에 오게 된 사실을 알게 되고, 심지어 아내가 모든 작전지마다 위험하게 잘 생긴 의문의 사나이(다니엘 헤니)와 함께 나타나 철수의 애간장을 태운다.
오는 5일 개봉하는 영화 ‘스파이’는 대한민국 최고의 비밀 스파이가 국가의 운명이 걸린 초특급 작전을 수행하던 중,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아내가 작전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내용을 코믹하게 그린 첩보 액션물이다.
주인공이 아내 모르게 스파이 활동을 벌인다는 설정, 영희가 총기를 난사하거나 어쩌다 보니 스파이 임무를 맡게 되는 일부 장면은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트루라이즈’(1994년)와 데자뷰 현상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하게 터지는 웃음 등 코미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철수의 파트너 진실장을 맡아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친 고창석, 시시때때로 나타나는 수수께끼의 스파이 역을 소화한 라미란 등 조연 배우들의 깨알같은 코믹 연기가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퀵’, ‘최종병기 활’의 무술팀과 ‘국가대표’, ‘퀵’, ‘연가시’의 특수효과팀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대규모 액션신도 볼 만하다.
‘해운대’와 ‘퀵’에서 조감독으로 활약한 이승준 감독은 “협상 현장에서의 총격신, 태국 호텔의 발코니에서의 고공 액션, 레스토랑에서의 대규모 총격신, 폐공장에서 펼쳐지는 클라이막스 총격신, 마지막 헬기 시퀀스 등 다양한 액션을 새롭고 재미있게 배치해보고자 많은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추석을 맞아 연인과 친구, 가족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로는 그럭저럭 잘 맞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