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내년도 살림살이가 올해 대비 반토막 나면서 26개 도 산하 공공기관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제, 체육·문화, 복지, 농업 등 전 부문에 걸쳐 내년도 예산이 60% 이상 삭감, 관련 공공기관들이 줄줄이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 작업에 나서야 할 처지에 놓였다.
8일 도와 관련 기관들에 따르면 도가 최근 각 산하 공공기관에 배정한 2014년도 본예산 투자재원(일반회계 기준)이 전년 대비 60~80% 이상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가 각 실·국에 배정한 내년도 투자재원이 전년 대비 51.1% 감소된 5천742억8천만원에 그치면서 실·국에서 출연금 등을 배정하는 산하 공공기관으로 재정 위기가 확산된 것이다.
기관별로는 경기문화재단이 올해 223억원에서 내년 35억원으로 84% 예산이 줄었고, 경기도문화의전당은 224억원에서 134억원으로 약 40% 삭감됐다.
또 ▲경기도체육회(129억원→50억원) ▲경기도생활체육회(53억원→21억원) ▲경기도장애인체육회(35억원→15억원) ▲경기콘텐츠진흥원(71억원→28억원) ▲경기관광공사(77억원→30억원) ▲한국도자재단(43억7천만원→17억원) ▲경기농림진흥재단(40억원→17억원) ▲경기복지재단(35억원→14억원) 등도 60% 내외로 예산이 감소했다. ▶표 참조
이에 따라 관련 기관이 추진하는 내년도 사업이 ‘올스톱’ 사태를 빚게 될 전망이다.
경기도체육회는 현재 상태로 예산이 편성될 경우 전국체전 참가 및 훈련에 차질을 예상했고, 경기도장애인체육회는 우수선수 및 지도자 훈련 지원비 폐지 등은 물론 전국 대회 참여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굿 게임쇼 코리아’ 개최, DMZ 다큐멘터리 지원 사업, 제작 지원 사업 등을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일부 기관은 임금·인력 구조조정 단행이 예고된다.
경기복지재단은 내년 예산이 경상비 수준인 14억원에 그쳐 복지 부문 컨설팅 등 교육 사업을 축소해도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복지재단은 총 직원(95명) 중 60명 가량이 계약직으로 고용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내년도 예산이 17억원 규모인 경기농림진흥재단은 경상비가 약 20억원에 달해 조경가든대학, 귀농귀촌대학 등 주요 사업 폐지에 이어 임금 삭감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은 기관 존폐 위기에 처했다.
직원 수가 24명인 반면 내년 예산이 올해(10억7천만원) 대비 40% 수준인 약 4억원으로 깎였다. 앞서 연구원은 지난해 말 도의회으로부터 출연금 26억7천600만원 중 16억560만원(60%)을 삭감당했었다.
도 관계자는 “오는 11월 예정된 2014년도 본예산 확정 전까지 예산 조정 등이 가능하지만 도 재정 위기가 워낙 심각해 증액 가능 여지가 크지 않다”며 “도 산하 공공기관들은 정부 및 기관 위탁 사업 운영 등 자구책 마련을 통해 위기를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