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등지를 전전하며 30여년을 지내던 90대 할아버지가 한 공무원의 도움으로 집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인천 남동구에 따르면 최근 장모(98) 할아버지와 요양원 직원은 지난달 중순쯤 논현2동 주민센터에 근무하는 김도현(35) 주무관을 찾아와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해 달라고 부탁했다.
요양원 직원은 “통장을 잃어버려서 기초생활생계비 등 복지급여를 받을 수 없다. 주민등록증도 없다”는 장 할아버지의 말에 주민센터로 안내한 것이다.
장 할아버지는 치매 증세로 자신의 이름과 가족사항 등 인적사항을 기억하지 못하는 무연고자로 그동안 주민등록증 대신 사회보장번호로 신분을 확인받고 은행거래 등을 해왔다.
김 주무관은 이런 사정을 알고 혹여 주민등록증 재발급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장 할아버지의 지문을 채취, 경찰에 신분 확인을 의뢰했다.
김 주무관은 장 할아버지의 고향이 경북 영주이고 가족들이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후 곧바로 가족들에게 연락했다.
장 할아버지는 1980년대 집을 나와 혼자 떠돌며 30년 가까이 요양원 등지를 옮겨 다니던 생활을 끝내고 지난 7일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었다.
김 주무관은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해 드리려고 시작한 일인데 가족까지 찾게 돼 아주 기쁘다”며 “장 할아버지의 가족들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