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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화진

 

감단지 속으로 함박눈이 내린다
어찔머리의 하얀 아이들
자박자박 눈길을 지나 곶감단지 속으로 들어간다
단지 속 화톳불을 다독이며
할머니 아이들을 기다린다
어찔머리의 버스가 길을 뭉개며
마을을 빠져 나간다

--시집, 장마는 아이들을 눈뜨게 하고-민음사 1990

 

 

 

차 멀미나 배 멀미만 있는 게 아니라 눈 멀미도 있는가 보다. 시인은 함박눈송이가 곶감단지 속으로 쉼 없이 나풀나풀 내리는 걸 바라보다가 어찔한 멀미를 느낀다. 하물며 하얀 아이들이 자박자박 눈길을 걸어 곶감단지 속으로 들어가고 발갛게 익은 곶감이 들어있어 밝은 단 지 속은 할머니가 화톳불을 다독이며 아이들을 기다리는 방으로까지 확대된다. 문득 눈을 들어 바라본 원경에 눈보라 속 비틀비틀 마을을 빠져나가는 버스조차 어찔머리를 느낀다. 그립고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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