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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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네가 떠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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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기울어진 채 자전하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다고 한다. 반듯하게 축을 세운 지구라도 좋았겠지만, 23.4도 기울어졌기에 이 또한 묘미라고 하겠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고, 다양한 기상 현상을 불러오는 지구의 기울기. 이러한 과학적인 근거에 앞서 어떤 그리움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얼마나 낭만적인가. 돋보기를 쓰고 지구본을 돌리며 아들이 살고 있다는 타국을 하루에도 몇 번씩 짚어보는 어머니의 사랑. 기울어진 지구본을 따라 할머니의 허리가 굽어간다는 상상은 뭉클하면서 숙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