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맨 / 9일 개봉
장르 코미디
감독 성시흡
배우 정재영/한지민
정재영 능청스런 연기 볼만
그룹 UV 영화 OST 참여
한지민 숨은 노래실력 과시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는 한정석(정재영)은 자고 일어난 후 밤새 흐트러진 침구를 다림질하고, 샤워한 뒤 드라이기로 샤워 커튼의 물기마저 말려야 하며, 출근해 건널목 건너는 시간과 편의점에 들어서는 시간을 정확히 맞추고 사는 강박증, 결벽증 환자다.
그러던 그가 매일 같은 시간 찾는 편의점에서 자신과 똑 닮은 여자(차예련)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여자는 자신과 똑같은 남자는 싫다며 거절한다.
의사는 충격에 빠진 정석에게 변화를 권유하고, 짝사랑을 포기할 수 없던 그는 평생 처음으로 무계획적인 삶을 살기로 결심, 여자의 후배 소정(한지민)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소정은 하루 만에 정석의 인생을 뒤집어 놓는다. 급기야 출근 8년 7개월 26일 만에 처음으로 지각을 한 정석. 알람 없는 그의 인생은 순식간에 꼬여 가지만, 웬일인지 정석의 주변인들은 환호성을 보낸다.
9일 개봉하는 영화 ‘플랜맨’은 1분 1초까지 알람에 맞춰 살아온 남자가 계획에 없던 짝사랑 때문에 생애 최초로 무계획적인 삶에 도전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를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궤도에 맞춘 삶을 살고 있는 한정석은 사랑의 실패라는 인생의 쓴맛을 맛본 후 심경의 변화를 겪게 되고, 한정석의 계획에 급제동을 건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한 유소정은 그를 변화시킬 계획으로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에 끌어들인다.
역할과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연기패턴을 보여줬던 정재영은 이번에도 능청스런 연기를 통해 한정석과 하나가 된다. 생애 처음으로 지각을 하고 동료들에게 박수를 받거나 오줌 싼 고양이를 안고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은 정재영의 사실적인 연기로 인해 큰 웃음을 유발시킨다.
출연작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캐릭터를 연기해온 한지민은 돌직구에 예측불허 엉뚱함으로 가득한 유소정을 통해 연기변신을 꾀한다. 특히 영화 OST에 참여한 그룹 UV(유세윤, 뮤지)가 칭찬을 아끼지 않은 한지민의 숨은 노래실력도 만날 수 있다.
그룹 UV가 만든 ‘플랜맨’ 외에 ‘개나줘버려’, ‘유부남’, ‘삼각김밥’ 등 두 주인공이 오디션에 참가해 부를 곡들 모두 일상성을 갖고 있는 영화의 코믹한 상황과 UV의 색깔이 녹아있어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2006)에 조감독으로 참여한 후 다수의 단편영화로 상을 받은 성시흡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