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오정구 내·고강동 경인고속도로 주변의 수천 가구 주민들이 차량 소음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13일 부천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지역을 동서로 관통하는 경인고속도로 남쪽과 북쪽에는 고속도로와 5∼8m의 좁은 측면 도로를 사이에 두고 빌라 등 수천 가구가 밀집해 있다.
주민들은 밤낮 가리지 않고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량들의 소음 때문에 환청에 시달리는 등 후유증과 고통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고속도로 양쪽 가장자리에 방음벽이 설치돼 있으나 높이가 4.5m밖에 안돼 방음효과가 크지 않다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미세먼지까지 날아들어 창문을 거의 열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낮 시간대 이들 가구의 실내 소음은 기준치(68㏈)보다 높은 70㏈을 상회하고 있으며, 밤에도 기준치 58㏈을 넘는다.
주민 A(57)씨는 “365일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며 “미세먼지도 많아 화초를 기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 불편이 크다보니 집값도 떨어지고 있다”며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시에 촉구했다.
시는 주민들의 입장을 받아들여 지난해 10월 시와 주민 대표, 한국도로공사 등이 참여하는 소음대책 태스크포스를 구성, 운영 중이다.
시 관계자는 “소음이 기준치를 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주민, 도공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도록 중재하고 있지만 양측 입장이 팽팽해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공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주택이 들어섰기 때문에 도공에 책임이 없고 대책도 내놓을 게 없다”면서 “주민 피해가 있는 만큼 부천시가 대책을 추진하면 행정적인 면에서나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김용권기자 yk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