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의 노후 공동주택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후 배관의 개선과 리모델링 지원센터를 마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천시는 지난 21일 소통마당에서 ‘노후공동주택 효율적 관리 및 리모델링’에 대한 제34회 시민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에서 노후 배관 문제에 대해 유한대학교 건축설비과 이용화 교수는 부천시의 노후 공동주택의 배관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특히 부식이 심한 아연도강관의 사용이 금지된 1994년 이전에 건립된 52개 단지의 약 3만4천가구에는 전면적인 개·보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상황에 따라 편차가 심하지만 노후 급수배관 교체에는 평균 86만원이 소요되는데 기존에 쌓아둔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이를 감당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기개발연구원 도시주택연구실의 장윤배 실장은 부천시의 노후 공동주택들의 리모델링 필요성과 예상 문제점을 짚었다. 장 실장은 리모델링을 통한 자산 가치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각 세대의 비용 부담 증가, 400%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과밀개발의 문제를 우려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주택공급계획과의 적정화가 필요하고, 소형평형과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세대구분형 아파트의 적용 검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단지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면서 리모델링 지원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의 윤영호 선임연구원은 “다양한 리모델링의 범위와 방식, 형태 등을 소개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맞춤형 리모델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성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절약, 커뮤니티 형성 등 다양한 사항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앞으로는 건물을 모두 부수고 새로 짓는 대신, 기존의 건물을 계속 고쳐 살아야하는 것으로 주거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부천시는 공동주택과를 만들고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며 대응해 왔지만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전문가 여러분과 시민들의 지혜를 모아가면서 부천의 주거 환경을 살기 좋게 바꾸어 나가게 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부천=김용권기자 yk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