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창조경제도시로 자리매김한 성남시의 차기 수장이 누가될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3개월여 앞둔 6·4지방선거에서 성남시의 특징은 새누리당 출마예상자가 많고 민주당 이재명 시장과 반정서 인물로 차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현 시장에 대한 시정 비판 강도가 세질 전망이다.
이번 선거전에는 부시장을 지낸 인사들이 어느 때보다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다 시의장, 구청장 출신 여성 간부 역임 공무원까지 가세해 또 하나의 색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본시가지는 야당 표심이, 분당신도시는 여당 표심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하지만 판교 입주 등 주민 이동현상에 본시가지의 경우, 도시재개발 아파트 입주 등 도시형성의 변화로 인해 여야 정당의 고정 표심이 점차 퇴색하는 분위기를 보여 정책 발굴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나름대로 무게감 있는 인물들이 출마 의사를 보이고 있어 본선만큼이나 치열한 예선전이 예상된다.
신영수(62) 전 국회의원은 19대 총선에서 패한 아픔을 설욕하겠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회의원을 지내 인맥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한 점을 십분 활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유의 근면함으로 늘 바삐 움직여 왔고 본시가지 도시정비사업의 준프로인 점도 어떠한 방식으로든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논리력에서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는 점과 총선 시 큰 표차로 낙선된 점 등이 약점으로 분석된다.
성남에서 부시장을 지낸 서효원(61) 전 부지사는 육사출신으로 안보도시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자신이 이사장인 성남미래연구소에서 최근 군장성 출신 등 안보 인사초청 강연 및 토론회를 연 점도 예상 후보들간 차별성을 두기 위한 조치(?)로 보는 이도 있다. 부시장 재직 시 직원들의 호감을 산 점도 강점이다. 또 시 바둑협회장을 지내며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힘썼다. 추진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다.
박정오(56) 전 부시장이 최근 부각되는 양상이다. 안산 부시장을 조기 용퇴하고 달려와 선두로 출마 기자회견에 나섰고 후보 세력화도 성과를 내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 엘리트임에도 외모에서 향토색 기풍을 낸다는 강점의 이면에 지역생활이 짧아 인지도가 취약한 점이 있다. 이재명 시장과 시정운영을 지근거리에서 해온 부시장 출신으로 두 사람 간 신경전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도 있다.
정재영(59) 도의원은 향토 출신에 3선의 의정활동, 농협근무 경험 등으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친화력이 높은 강점을 지녔다. 그는 준비된 시장감인 점을 호언장담하고 있다. 또 도의회 새누리당 대표를 지내는 등 리더로서의 역량을 이미 검증 받은 상태라며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대외에 출마의사를 분명히 드러냈다. 하지만 능력 검증이 채 안 됐다고 보는 이도 있다.
박영숙(58) 전 분당구청장은 여성 의사 출신 보건소장을 지낸 구청장이었다는 사실에 관해 인근 도시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중앙당에서도 이 이력에 관심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구청장에 보임돼 나름대로 현장을 즐겨 찾는 등 구정을 챙긴 점 등은 호감을 주는 반면 구청장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약하지 않느냐고 보는 이도 있다.
장대훈(55) 시의원은 이 시장에 대적할 수 있다는 점을 누누이 드러내 보이고 있다. 6대 시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3선의 장 의원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이 시장을 겨냥해 쓴소리를 냈다. 향토 인물로 지역발전에도 남다른 관심이 크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초·중·고교를 이곳에서 졸업했고 12년간의 의정생활도 이곳서 했다. 하지만 시정 발목잡기에 바빴다는 일각의 시각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이 후보군이 많은 데 비해 민주당은 이재명 현 시장과 허재안 도의원이 거론돼 왔으나 허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새정치연합으로 출마하기로 해 사실상 현재 이 시장만 남게된 셈이다.
이재명(49) 시장에 대한 시정평가는 심하게 엇갈린다. 당선 후 민선 5기 들어서면서 선언한 모라토리엄에 대한 평가는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시정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게 됐다는 평가와 이와는 달리 시의 위상을 추락시켰다고 보는 이도 있다. 요는 말하지 않은 다수가 누구 편인지가 관건이다. 시는 시청사 벽면 등에 ‘모라토리엄 졸업’이라 표기된 대형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어 이를 높이 평가했다. 또 트레이드마크인 인권변호사에 자수성가한 인물론, 시정운영의 높은 집중력, 서민우선 집행력 등은 여전히 시민의 애정에 어필할 전망이나 가족간 막말하기, 잦은 송사 등은 무게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새정치연합의 허재안(61) 도의원은 일찌감치 사무실을 운영하며 최근 부쩍 행사장을 즐겨찾는 등 출마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허 의원은 3선으로 도의회 의장을 지내 정치적 이력을 한급 끌어올렸고 만학도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삶의 강한 의지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허 의원은 최근까지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새정치연합으로 당을 옮겨 도중하차 없이 선거전을 치를 전망이다. 본시가지 수정구에서 내리 정치활동을 해 신도시에서의 인지도는 어떻게 될지 미지수다. /성남=노권영기자 r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