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윤의 ‘무지개 끝(Rainbow’s End)’展에서는 이주여성을 주제로 한 색다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돌계단에 앉아 허름한 차림으로 갓난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여성, 과수원 길에 홀로 아이를 업고 서 있는 여성, 경찰차를 피해 창고 뒤에 숨어 긴장하고 있는 여성 등 대부분 농촌을 배경으로 다문화사회의 한 면, 특히 이주여성의 삶을 서정적으로 표현한다.
전 작가는 “이주여성에 대해 연민을 느낀다. 이러한 감정은 그들이 지난날 한국 어머니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며 “마치 과거 한국의 어머니가 이주여성으로 변장하고 오늘날을 사는 것처럼 그들의 삶은 인종, 문화, 시대적 차이에도 남편과 자식을 위해 희생하던 우리들의 어머니의 삶과 매우 닮아 있다”고 그의 어린시절의 삶의 기억을 회상했다.
범진용의 ‘생각이 말한다’展에는 흑백으로 표현된 알 수 없는 이야기들로 가득찬 동시에 몽환적인 감성을 느끼게 해 주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범 작가 전시의 시작점은 무의식을 기록한 꿈 일기로, 꿈 속에서 등장하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현실의 환경에 따라 변화하기도 하며 서로 중첩되기도 하는 인격체들의 이야기들을 그려낸다.
그는 “꿈 속에 등장하는 소년의 경우, 보호받고 싶은 아이로 묘사될 때도 있지만 사회의 통념으로 가득 찬 신사들로 변하기도 한다. 사회적인 가면, 불안, 나약함, 동정심, 냉정함, 나와 타인의 소통, 외면, 불화 등이 인격화 또는 인격들로 나타나는 것인데, 이들은 내면의 풍경이자, 자화상”이라고 설명했다.
전병윤과 범진용 작가와의 대화는 8일 오후 4시 대안공간눈 1, 2전시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정월행궁나라갤러리와 윈도우갤러리에서는 꼴라그라프(지판화) 기법을 사용한 누들이미지를 통해 돌고도는 관계를 표현하는 이상미 작가의 ‘Noodles-After All Our Relations’展이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문의: 031-244-4519)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