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백신… 신경통증 60% 감소 효과
생백신… 면역결핍 환자 접종 금지
폐렴구균백신… 뇌수막염·균혈증 예방 효과
면역력 낮은 환자는 ‘13가 단백결합백신’ 추천
성인 예방접종 종류와 주의사항은
예방접종은 감염병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다. 최근 노인,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이 증가하면서 성인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대상포진백신’과 ‘폐렴구균(폐렴알균)백신’은 건강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제약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등에 힘입어 최근 도입된 여러 성인예방접종 중에서도 관심이 높다.대상포진(帶狀疱疹)은 작은 물집이 띠 모양으로 번져 가는 발진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지름 2~4㎜의 작은 물집이 붉은 반점 위에 나타난다. 신경을 따라 번지고 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몸의 좌우 중 어느 한쪽으로 일정한 부위가 아프고 따갑고 가려워지는 질환이다.폐렴구균(肺炎球菌)은 대엽성 폐렴의 병원균이다. 1886년에 독일의 프랑켈이 폐렴 환자의 가래 속에서 발견한 그람 양성(Gram陽性)의 구균으로, 보통 두 개씩 짝을 져 배열돼 존재한다. 사람에게 폐렴, 정맥동염, 중이염, 뇌막염 따위의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수두’를 일으키는 소아의 원인균과 성인-노인에서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원인균은 같은 바이러스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소아 시기에 인체에 감염된 후 신경절에 잠복상태로 존재해오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재활성화돼 해당 신경이 지배하는 피부에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수포성 병변을 일으키는데, 이를 대상포진이라 한다.
대상포진은 피부병변이 나은 후에도 신경손상으로 인해 심한 통증이 남아있는 경우가 흔하며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 부른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수개월이상 지속될 수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다.
▲대상포진백신의 효과 및 주의점
대상포진백신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는 현상을 50% 정도 감소시키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65% 정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대상포진백신은 60세 이상에서 과거 대상포진을 앓았던 병력과 관계없이 접종이 요구된다. 하지만 대상포진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이용한 예방접종(약독화 생백신)으로 선천적 또는 후천적 면역결핍 상태인 환자, 임부 혹은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투약해서는 안된다.
후천적 면역결핍 상태인 환자는 백혈병, 림프종, 골수나 림프계 침범 소견이 있는 악성종양,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면역억제제 투여자, 에이즈감염인 등을 일컫는다.
합병증이 없는 단순 고혈압, 당뇨 환자들은 접종이 가능하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의료인과의 상담이 필요하다. 또 대상포진백신은 수두백신보다 열 배 이상 높은 양의 바이러스를 함유하기 때문에 소아에서 수두백신을 대신해 투약해서는 안된다.
■ 폐렴구균(폐렴알균)
▲다양한 혈청형의 폐렴구균
폐렴구균은 사람에게 폐렴, 중이염, 뇌수막염, 균혈증 등의 감염을 일으키는 부담 큰 병원균으로 총 90가지 이상의 혈청형이 존재한다.
혈청형이 다르면 우리 몸은 서로 다른 균으로 인식해 각각 서로 다른 항체를 만들어 방어한다. 폐렴구균에 의한 감염병 중 정상적으로 균이 없는 체내 조직에서 균이 분리-동정되는 뇌수막염 또는 균혈증 등을 ‘침습성 폐렴구균감염증’이라고 하며, 90가지 중 23가지의 혈청형이 ‘침습성 폐렴구균감염증’을 일으키며 폐렴구균의 85~90%를 차지한다.
▲폐렴구균백신의 선택 기준
현재 성인에게 사용 가능한 백신은 ‘침습성 폐렴구균감염증’을 일으키는 23가지 혈청형에 대한 ‘23가 다당류백신’과 23가지 중 13가지 혈청형만을 포함한 ‘13가 단백결합백신’이 있다.
23가 백신이 더 많은 혈청형을 포함함으로 더욱 효과적이어야 하지만 면역저하자, 초고령 환자 등에서는 면역력을 유도하는 효과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다당류백신 자체의 한계로 정상 면역자에게는 23가 백신으로도 충분한 면역력이 유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고가의 13가 단백결합백신은 폐렴구균백신의 접종대상자 중 면역력이 낮은 일부 환자들에게 23가 다당류백신을 대신해 투약하는 것이 추천된다.
▲ 폐렴구균백신 접종 추천대상
폐렴구균백신은 뇌수막염, 균혈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우수해 노인에서 ‘침습성 폐렴구균감염증’을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으로 입증됐으며 폐렴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렴구균백신은 65세 이상의 모든 성인과 65세 미만의 성인 중 만성폐쇄성 폐질환, 폐기종, 천식, 만성심질환, 당뇨, 만성간질환, 만성신부전, 신증후군, 인공와우이식, 뇌척수액누수, 선천적·후천적 무비증, 혈액암, 고형암, 면역억제치료, 장기이식환자, 에이즈감염인 등에서 투약이 추천되며 요양기관에 거주 중인 환자나 단순 흡연자도 예방접종이 추천된다.
이 가운데 만성신부전, 신증후군, 인공와우이식, 뇌척수액누수, 선천적·후천적 무비증, 혈액암, 전이암, 면역억제치료, 장기이식환자, 에이즈감염인 등은 13가 단백결합백신 투약이 추천된다. 이러한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13가 단백결합 백신을 맞은 후 8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23가 다당류 백신 예방접종이 추천되며 23가 접종 5년 후 23가 백신 재접종이 필요하다.
23가 다당류백신과 13가 단백결합백신을 짧은 시간간격 이내에 반복해 맞게 되면 오히려 면역력 형성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가 백신을 맞은 뒤에는 8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23가 백신을 맞으면 되지만 이전에 23가 백신을 맞은 적이 있다면 최소 1년 이상의 간격을 두고 13가 백신을 맞아야한다.
<도움말=송경호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성남=노권영기자 r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