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2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4강 신화’를 재현했지만 결승 진출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김지선(27)과 이슬비(26), 신미성(36), 김은지(24), 엄민지(23) 등 경기도청 컬링팀으로 구성된 한국은 지난 22일 새벽 캐나다 세인트존에서 열린 2014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4강 타이브레이크에서 지난해 세계컬링연맹(WCF) 랭킹 1위 스웨덴을 7-5로 제압하며 2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예선 풀리그에서 8승3패로 러시아, 스웨덴과 동률을 이뤘지만 예선전 경기에 앞서 선·후공을 결정하기 위해 던진 샷의 11차례 평균값(DSC)이 러시아(세계랭킹 8위)에 뒤져 스웨덴과 공동 4위가 돼 타이브레이크를 치른 한국(세계랭킹 10위)은 2-3으로 뒤진 6엔드에 3점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고 이후 번갈아 1점 씩 주고받으며 2점 차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어 준결승전 진출권을 놓고 맞붙은 러시아와의 경기에서도 3엔드까지 1-3으로 뒤졌지만 4~5엔드에 잇따라 2점씩 따내며 5-3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7~8엔드에 1점씩을 추가한 데 이어 10엔드에 2점을 더 뽑아 9-5, 4점 차로 이겼다.

세계정상급 팀들을 잇따라 꺾고 상승세를 탄 한국은 2시간여 뒤인 23일 새벽 열린 세계랭킹 4위 스위스와 준결승전에서도 팽팽한 경기를 펼치며 결승 진출의 꿈을 이어갔다.

한국은 선공으로 시작된 준결승전에서 1점씩을 주고받으며 2-2로 맞서다가 5엔드에 2점을 내주며 2-4로 끌려갔다.

6엔드에 1점을 추가해 3-4로 추격한 한국은 7~8엔드에 스위스를 무득점으로 묶으며 반격의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한국은 9엔드에 3점을 내주며 결승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스위스에 패하긴 했지만 한국은 9엔드에 환상적인 샷을 성공시키며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상대 스톤 3개가 하우스 중앙 버튼에 몰려 있어 대량 실점의 위기를 맞은 한국은 김은지가 마지막 투구 때 하우스 오른쪽에 놓인 우리 스톤을 이용해 버튼 중앙으로 꺾여 들어가는 샷을 구사했고 김은지의 손을 떠난 스톤이 계획대로 스위스의 스톤 3개의 가운데를 파고들어 다량실점의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하지만 스위스의 마지막 투구에서 공교롭게 버튼 안쪽에 있던 우리 스톤만 밀어내는 행운의 샷이 성공되며 아쉽게 결승진출권을 스위스에 내줘야 했다.

한국은 24일 새벽 러시아와 동메달을 놓고 다시 한번 맞붙는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