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4강 신화’를 이룬 한국 여자 컬링팀이 첫 메달 도전에는 실패했다.
김지선(27), 이슬비(26), 신미성(36), 김은지(24), 엄민지(23) 등 경기도청 소속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24일 새벽 캐나다 세인트존에서 열린 2014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마지막날 동메달 결정전에서 러시아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6-7로 역전패해,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세계랭킹 상위권 팀들을 잇따라 꺾으며 2년 만에 ‘세계 4강 신화’를 다시 쓴 한국은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하루동안 타이브레이크와 3~4위 플레이오프, 준결승전을 잇따라 치르며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한국을 대표해 출전한 경기도청은 메달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도내에 제대로 된 연습장 하나 없는 상황에 이번 대회 예선에서 지난해 세계컬링연맹(WCF) 랭킹 3위 스코틀랜드, 4위 스위스, 7위 미국, 8위 러시아 등 세계 강호들을 잇따라 격파하고 4강 진출을 위한 타이브레이크에서는 세계랭킹 1위 스웨덴을 제압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4강 신화를 재현했다.
특히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세계랭킹 8위인 러시아를 제압한 데 이어 이번 대회 예선과 3~4위 플레이오프에서 잇따라 꺾으면서 러시아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비록 대회 마지막 경기인 동메달 결정전에서 러시아 보다 2경기를 더 치르는 체력적인 부담 때문에 경기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패해긴 했지만 러시아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한국은 선공으로 시작된 1엔드에 먼저 1점을 내주고 2엔드를 득점없이 마친 뒤 3엔드에 추가점을 내줬지만 4엔드에 1점을 따라붙었다.
6엔드에 다시 1점을 내줘 1-3으로 뒤진 한국은 7엔드에 2점을 뽑아내 3-3 동점을 만든 뒤 러시아의 선공으로 시작된 8엔드를 1점으로 막고 한국의 선공으로 시작된 9엔드에 대거 3점을 뽑아내며 6-4로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10엔드를 1점만 내주면 동메달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한국은 그러나 2점을 내주며 6-6 동점을 허용,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1점만 뽑으면 승리할 수 있는 한국은 후공으로 유리한 상황을 잡았지만 11엔드 마지막 스톤에서 나온 한 번의 실수로 패배의 쓴 맛을 봤다.
하우스 가운데에 있던 러시아의 스톤을 밀어내기 위해 던진 김은지의 마지막 스톤이 원래 노렸던 방향보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갔고 상대 스톤에 밀려 밖으로 미끄러져 나가 러시아에 1점을 헌납하며 다잡았던 동메달을 내주고 말았다.
‘세계 4강의 신화’를 다시 쓴 컬링 대표팀은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한편 이어 열린 결승전에서는 스위스가 홈 팀 캐나다를 9-5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