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지역 오산시에는 딱 하나뿐인 전통시장이 있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오산 오색시장’은 오산시와 수도권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새 봄을 맞아 그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오색시장은 2012년도 시장경영진흥원에서 평가한 전국전통시장 활성화수준 평가에서 전국의 1천511개 시장 중 2위(경기도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전국우수시장 박람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2004년 전통시장에 대한 표창이 이뤄진 이래 경기도 최초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사례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말 경기도가 주관한 전통시장 활성화 평가결과, 최우수 시장으로 선정돼 사업비를 지원받는 등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시장이다.
오산시와 시장상인회는 전통시장 활성화 표준 모델로 오색시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야심찬 청사진을 펼치고 있다.
100년 전통, 선조의 애환이 담긴 시장.
오산시 중심에 위치한 오색시장은 일제 강점기인 1914년 2월25일 조선총독부 고시 제71호와 시장규칙 제27조에 의해 ‘오산시장’이라는 상설시장으로서의 정식 명칭이 붙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개장 당시 수원군 관내 6개 상설시장 중 매출액과 내방객 수가 수원시장 다음으로 큰 시장이었으며, 시장이 1번 국도와 경부선 철도가 지나는 교통의 요충지에 자리 잡은 지리적 이점으로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농·수·축산물의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대형마트 등 현대의 유통업이 활발하기 전인 1980년대만 해도 우시장과 대규모 미곡상이 밀집해 있었다.
한때는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가장 영업이 활성화 된 시장 중 하나였으나 거대자본인 대형 할인점이 시장 주변에 입점하면서 오색시장에도 위기가 닥쳤다.
350여개 점포로 구성된 대형 시장.
오산 오색시장은 2003년 (사)오산중앙시장조합번영회가 설립돼 대지면적 6만949㎡, 건물 연면적 4만9천410㎡, 매장면적 4만2천646㎡에 350개의 개별 점포로 2005년 12월 인정시장으로 등록됐다.
상권의 입지 여건은 행정구역상 동서로는 화성시 동탄면과 정남면, 남북으로는 평택시 진위면과 화성시 병점동과 인접하고 있다. 또한 대형 마트인 롯데마트(0.1km), 이마트(1km), 홈플러스(1.8km)가 위치해 전통시장의 상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산시와 상인회는 시장 활성화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지난해 11월 전통시장의 새로운 BI(Brand Identity)를 선포하고 시장의 이름도 ‘오산 중앙시장’에서 ‘오산 오색시장’으로 바꿨다.
볼·먹·살·즐길·체험거리로 오감만족 시장.
오산 오색시장의 브랜드 네임(Brand Name)은 상인들과 고객 3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뷰티 도시로서의 오산과 싱싱함과 활력이 넘치는 전통시장의 이미지를 함축한 “아름답고 활기찬 시장”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도출해 탄생됐다.
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 지 10년 됐다는 한 시장상인에게 오색시장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자 “오색시장에는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가 있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오산을 대표하는 시장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오산시와 상인회 함께 과거의 명성 되찾기 노력. 시설·특화·경영 활성화 정책으로 시장을 바꾸다!
오산 오색시장은 교통도 편리하고 100년의 역사를 지닌 역사성과 전통성이 있는 시장으로 조선 후기인 1792년(정조16) 발간된 ‘화성궐리지’와 1863년(철종14) 발간된 ‘대동지지’에 소개되고 있어 정확한 기원은 사실 300년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비자의 소비형태 또한 300여년이 흘러오면서 변해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오산시는 평균연령 33세의 젊은 도시라는 점과, 젊은층의 소비 패턴이 대형마트나 인터넷 쇼핑몰을 즐겨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보완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오산시와 시장상인회는 침체된 지역 상권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고 시설현대화사업, 특화육성사업, 경영혁신사업 등 3가지의 기본 틀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추진해 왔다.
밝고·청결·주차장 등 시설 현대화.
오산시는 낙후된 시장의 현대화를 위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도비를 포함 18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아케이드 비가림막 설치 등 환경개선 사업과 고객지원센터 설치, 하수관거 정비 및 진입로 개설, 공영주차장 설치, 화장실 신축 및 리모델링, 가로등, 야외무대 설치, LED등 교체, 시장 간판 정비 등을 추진해 왔다. 향후 시장 규모에 비해 부족한 주차시설과 상가 간판에 대한 일제정비를 단계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전통시장 시설 개선과 관련해서는 전국의 어느 전통시장에 뒤떨어지지 않는 투자를 해왔다”며 “부족한 주차 공간 확보와 상가 간판정비가 이루어지면 고객들이 오색시장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와 볼거리가 넘치는 특화 시장으로.
편리하면서 다양한 쇼핑을 추구하는 대형마트와의 경쟁을 위해 오산시는 2012년 5월 전통시장과 관련한 정책자문기구인 ‘전통시장활성화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그해 6월 상인회, 지역 한신대학교와 1시장·1대학 자매결연 협약을 체결하고 전통시장 전반에 걸친 컨설팅을 진행했다. 한편, 시장 매거진 ‘장이요’를 발간하여 시장소식을 공유하고 상인대학과 상인 동호회를 결성해 상인들의 의식 변화를 도모했다.
또한 시에서는 혁신교육 시민참여학교에 ‘전통시장 탐방학교’를 개설해 초등학생들에게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을 유도해 부모와 함께 다시 시장을 찾는 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해 8월 개장한 ‘맘스마켓’은 “엄마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슬로건 하에 매주 토요일 오후에 개장하여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엄마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이벤트 실시, 자원봉사단체 및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 등 지역네트워크와 연계한 사업 추진으로 지역민들이 전통시장 활성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만들었다.
이 외에도 도시 재정비 사업으로 추진하는 가칭 ‘오뫼장터’ 사업과 연계한 문화 콘텐츠 개발로 오색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문화가 조성되면 침체된 구 도심권의 상권이 부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영혁신을 통한 제2의 도약 이어져.
오색시장 상인회는 2012년부터 매월 넷째 주 금요일을 고객감동 세일 데이(Sale Day)로 정하고 좋은 물건을 20~30% 싸게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행 초기부터 60% 이상의 점포가 참여했고, 현재는 참여 점포가 90%에 육박해 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만족을 주고 있다. 오산시에서도 매월 넷째 주 금요일을 전통시장 가는 날로 만들어 구내식당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또한 전국 전통시장에서 사용 가능한 ‘온누리 상품권’ 구매를 적극 장려하고 각종 시상품을 상품권으로 대체하며 관내 기업체에도 상품권 구입 장려시책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2010년 오색시장 온누리 상품권 회수율 1억8천만원, 2011년 5억3천만원, 2012년에는 18억2천만원으로 2010년 대비 18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오산시와 오색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앞으로도 전통시장 빈 공간 벽화그리기, 멀티 플레이어형 상인 양성을 위한 상인대학 운영, SNS 블로그 운영 등을 통한 전통시장 홍보와 전통시장 내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하여 고객들이 안전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모바일 POS기를 올 상반기 중 설치해 모바일 쿠폰 서비스 시행으로 스마트한 전통시장 이미지를 확산시킨다는 야심찬 계획도 함께 밝혔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오산시의 자랑인 100년 전통의 오산오색시장이 시와 상인회가 함께 성공적 활성화 정책 추진으로 제2의 도약을 진행 중이다. 고객의 오감만족을 시켜주는 정과 인심이 듬뿍 담긴 전통시장으로서 이미지를 높여 나가겠다”며 많은 시민들의 이용을 당부했다.
경기 남부의 교통 중심지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오산 오색시장은 활기찬 변화로 전통시장 활성화의 표준 모델을 만들고 있는 시와 시장 상인회의 의지와 맞물려 제2의 도약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글┃지명신 기자 msj@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