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폭행 논란을 일으킨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성남FC 박종환(76·사진) 감독이 4개월 만에 자진 사퇴했다.
성남시는 선수 2명에 대한 폭행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박 감독이 22일 오전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지난 1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균관대와의 연습 경기 도중 미드필더 김성준과 신인 김남건의 안면을 때려 구단 조사를 받아왔다.
구단은 지난 19일 부산 아이파크 원정 경기에 박 감독을 배제하도록 한 뒤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위해 고심하다 구단주인 이재명 시장에게 박 감독을 경질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이 시장이 난색을 표해 결정이 늦어졌었다.
지난해 12월 23일 시민구단으로 거듭난 성남FC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된 박 감독은 이로써 프로 복귀 4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는 불명예를 안았다.
K리그 역대 최고령 사령탑에 올랐던 박 감독은 ‘강호’ 울산 현대와 수원 블루윙즈에 승리하는 등 올시즌 8라운드까지 2승3무3패로 성남을 중위권인 7위로 이끌었지만 폭행 사건에 휘말리며 불명예 퇴진했다.
성남은 당분간 이상윤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선수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박 감독은 성남시의 자진 사퇴 발표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를 아끼는 마음에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이지 폭행이 아니었기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도 없다”며 “문제의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에 임하지 않고 언제나 불만이 가득 차 있어 똑바로 하라는 의미로 이마를 ‘툭’ 쳤을 뿐”이라고 주장한 뒤 자신이 물러나게 된 것은 구단 탓이라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원래 성남시는 나에게 2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내리려고 했는데 구단측이 더 강한 징계를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앞서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이번 일로 고통을 받았을 김성준, 김남건 선수를 비롯한 모든 선수단과 성남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