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한 달 여 앞두고 시흥지역에 출마한 현역 시의원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일찌감치 정당공천을 내세운 새누리당과 뒤늦게 정당공천에 합류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시의원들이 상당수 물갈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여성후보를 전면에 내세운다며 지난 3월 민주당에서 탈당한 여성 사업가와 정치아카데미를 수료한 여성 한의학박사 등 두 명을 동시에 영입해 당선 확실권인 ‘가’번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서는 ‘새누리당 정당 활동은 물론 지역에 거주하지도 않는 사람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거주지까지 옮겨 당선이 보장되는 공천을 한다면 누가 당에 충성을 하고 열심히 일하겠는가?’라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가’번의 기호를 받은 선거구와 여성비례대표에서만 당선됐다.
공천 파열음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더 높게 일고 있다.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이후 무소속 출마를 준비했던 신진 정치세력이 대거 출마를 포기하거나 공천권에서 멀러지고 있는 양상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지난주 하루 간격을 두고 두 명의 시장 예비후보가 탈당과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초 안철수계로 분류됐던 임승철 예비후보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경선결과에 들러리를 하지 않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고, 정종흔 전 시흥시장도 “민주당 핵심인사의 끈질긴 구애와 설득으로 참여했지만 희생양과 바보가 됐다”며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시의원 공천을 두고 경기도당 공심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정식 국회의원이 현역 시의원을 만나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충청권 출신 현역 시의원과 민주당을 탈당했다가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에 합류한 현역 시의원 등 두 명의 후보를 내기로 하면서 정책전문 여성의원으로 인지도를 높였던 호남출신 이성덕 의원을 배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의원으로 활동했던 이 의원은 “자신의 의정활동은 여성정치 역사에 기록될 것이며 어려운 과정을 통한 선택이 존중되기를 바라고 더 이상의 논란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호남출신 박모씨 “호남=민주당이라는 공식 때문에 역차별 공천을 하는 것 같다”며 “새정치가 사라진 구태정치의 표본이 시흥에서 재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현역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열심히 일하면 뭐하나’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공천 파열음은 쉽게 가라않지 않을 전망이다.
/시흥=김원규기자 k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