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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서 서로 격려… 심리치료 집중하며 안정 회복

 

단원고 3학년 수업 재개

검정·노랑 리본 달고 등교
유족 등 제외 480명 출석
희생자 ‘마지막 등굣길’에
기도하며 눈물 훔치기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임시휴교에 들어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가 24일 3학년 수업을 재개했다.

늘 활기가 넘치고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던 등굣길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숨 막힐 듯한 침묵이 주위를 압도했다.

1주일여 만에 학교에 나오는 학생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미소를 상실한 표정은 보는 이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몇몇 학생들의 가슴에는 희생자를 애도하는 ‘검은 리본’과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이들은 교문 주위에 있는 희망메시지와 국화꽃다발을 잠시 바라보다 이내 교문으로 들어섰다.

잠시 뒤 희생자를 태운 운구차 행렬이 학교에 들어올 땐 옆으로 비켜서서 후배들의 영면을 기도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교사들은 교문 앞까지 마중 나와 학생들을 안아주고 등을 두드려주며 아침 인사를 건넸다.

낮 12시쯤에는 단원고 관계자들이 나와 학생들의 상태에 대해 브리핑했다.

이상욱 단원고회복지원단 단장은 “3학년 학생 대다수가 등교했다. 3학년 505명 가운데 480명이 출석했고, 24명은 사망자 유족이거나 발인 일정에 참여했으며,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결석한 학생은 1명”이라고 설명했다.

김학미 3학년 부장교사는 “걱정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아이들이 등교할 때 마중을 나가 안아주며 인사했다”며 “학생들이 오히려 선생님께 ‘괜찮으시냐’고 물으며 교사들을 위로하고 걱정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 가슴이 뭉클했다. 교실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보듬어 주면서 우리는 함께 고통을 치유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운선 학생건강지원센터장은 “아이들이 ‘못 구하는 게 아니라 구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강하게 보이는 등 세월호 침몰 전 어른들이 아무런 구조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인지하고 있다”며 “어른들에 대한 신뢰 회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가 심리적인 안정을 찾으면서 아이들도 대체적으로 상태가 안정됐다”며 “아이들에게 ‘애도’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방법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설명해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날 조회로 1교시를 시작해 2~3교시는 심리를 치유하기 위한 질의응답식 교육, 4교시는 학생 자율학급회의로 수업을 마쳤다.

학교는 25일부터 교과수업을 재개한다. 1~4교시는 일반교과수업을 진행한 뒤, 5~6교시에는 심리치료 상담을 할 예정이다.

28일부터는 1학년생들과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2학년 학생 13명이 등교한다.

/안산=김준호·정재훈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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